5년 만의 관광재개 일사천리 합의는 어려워
남북이 개성공단 문제의 완전 해결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시선은 이제 금강산 관광 문제로 쏠린다.북한이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상대적으로 훨씬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다.
금강산 관광 회담을 빨리 갖자는 북한의 제의에 우리측은 다음달 2일 회담을 개최하자고 수정 제의해 둔 상태다. 북한이 최근 이와 관련한 더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내달 2일 회담 개최 쪽으로 굳어가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는 현 남북관계가 ‘엉킨 실타래’와 같아서 한꺼번에 모든 사안을 해결하기보다는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정부는 2008년 관광객 피격 당시 제시한 ▲ 사고 진상 규명 ▲ 재발방지 약속 ▲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장치 마련을 관광 재개를 위한 ‘3대 선결조건’으로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3대 선결조건과 관련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있어야 한다는 우리 입장은 불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제만 해결된다고 금강산 문제가 곧바로 풀릴 것 같지는 않다.
비록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가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인 5·24 조치 이전에 나오긴 했지만 이들 두 사안이 완전 무관치는 않다는 분석이 많다.
또 금강산 관광 재개시 대규모 현금이 곧바로 북한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벌크 캐시’(대량 현금) 이전 금지를 규정한 유엔 대북제재 조항 위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와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진전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최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 “지난 5년간 중단됐고 그동안 남북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 것을 고려하면서 큰 틀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기류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이 금강산 관광 해결의 직접적인 조건인 3대 선결조건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남북관계 및 북핵 문제 전반에서 얼마나 호응해 오느냐가 5년 만의 금강산 관광 재개를 끌어낼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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