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체포동의안 보고 때 굳은 표정…애국가는 제창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자신에 대한 정부의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접수된 2일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으려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이석기 의원과 통진당 의원들이 본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다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안주영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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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오전 11시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진보당의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원포인트 본회의 반대 전국지역위원장 기자회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본인이 관련된 일이라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 127명 전원에게 ‘SOS’를 치는 A4용지 3쪽 분량의 친전, 즉 구명편지를 보냈다.
그는 서신에서 “국정원이 저에게 내란음모라는 어마어마한 딱지를 붙여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으로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저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오후 본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관으로 갈 때 걸어서 2분 가량을 거리를 승용차로 이동하는 등 극도로 조심스럽게 운신했다.
그러나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직전 본관 중앙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혐의는 내란음모인데 동의안(에 적힌) 사유는 철저히 사상검증, 마녀사냥”이라며 대외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를 둘러싼 취재진 사이에서 “이른바 ‘RO(혁명조직) 녹취록’에 북한용어가 많이 사용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답변하는 과정에서 ‘구어’의 북한식 표현으로 알려진 ‘입말’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 내내 이 의원의 옆에는 같은 당 오병윤 김선동 김미희 이상규 의원이 나란히 서 있었다.
정기국회 개회식과 본회의 내내 이 의원은 본회의장의 자리를 지켰다. 국회 사무처 의사국장이 정부의 체포동의요구서 제출 사실을 보고할 때에는 표정이 잠시 굳어지기도 했다.
과거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 의원은 이날 애국가를 불렀고 국민의례 때 오른손을 가슴에 얹었다. 이 장면들이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본회의 후 취재진이 이 의원에게 “애국가를 왜 불렀느냐”고 물었으나 곁에 있던 김선동 의원이 “그것을 질문이라고 하는 것이냐”며 ‘핀잔’을 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