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영수회담 제안 놓고 ‘엇박자’ 대응?

與, 野 영수회담 제안 놓고 ‘엇박자’ 대응?

입력 2013-08-05 00:00
수정 2013-08-0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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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귀국 황우여 ‘3자회담’ 전격 제안최경환 “여야대표부터”, 심재철 “영수회담 불필요”

새누리당 지도부가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 현안을 일거에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야당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서 존중해야 한다”면서 “여야 대표와 함께 대통령이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3자회담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을 만나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문제 등을 풀겠다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퇴로를 열어주는 동시에, 여당 대표가 참여함으로써 청와대의 부담도 덜어주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폴란드에서 전날 귀국한 직후 주재한 회의에서 꺼낸 새로운 제안이어서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한 방안으로 청와대와 모종의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최경환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석상에서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만날 게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만나야 한다”면서 “이후에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만나는 게 일의 순서”라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최 원내대표의 언급은 야당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부담이 생기고, 여당은 뒤로 빠지면서 협상 동력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협상을 이끌어온 원내지도부로서는 갑작스럽게 협상채널이 변경되는 것도 탐탁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여야 대표회담부터가 순서”라면서 “민주당이 하루라도 빨리 국회로 돌아와야 국정조사 문제도 진척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통해 모든 것을 처리하려는 야당의 정치적 노림수에 반대한다”면서 “여야 협상과 여야 대표회담의 순서를 밟을 것을 촉구한다”고 가세했다.

더 나아가 대통령과 야당 대표간 회담 자체를 반대하는 강경파도 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국정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해놓고 이제는 마련된 밥상을 물리치고 대통령과 직접 만나겠다고 한다”면서 “국정조사는 여야 협상으로 풀어야지 대통령부터 걸고넘어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유기준 최고위원은 “영수회담은 우왕좌왕하는 민주당의 지도력 부재에 대한 화살을 정부에 돌리려는 가리개 정치이자, 전형적인 떼쓰기”라면서 “삼권분립의 한 축을 책임진 야당 대표가 스스로 (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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