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블랙케네디’ 오바마와 첫 정상회담

朴대통령, ‘블랙케네디’ 오바마와 첫 정상회담

입력 2013-05-03 00:00
수정 2013-05-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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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은 재건의장 시절 케네디와 첫회담 ‘인연’최초의 女대통령ㆍ첫 흑인대통령 닮은듯 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7일(미국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블랙케네디’로 불린다는 점에서 한가지 의미를 더 찾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 상대가 바로 존 F. 케네디(JFK)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1961년 11월14일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케네디와 첫 정상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도 이러한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2007년 2월 방미 기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존 F. 케네디 주니어 포럼’ 초청특강에서 박 전 대통령과 JFK의 회담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안보 질서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 딸이 케네디 스쿨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 상대인 오바마 대통령은 40대에 대통령 당선, 개혁을 상징하는 젊고 진취적 이미지 등 JFK와 닮은 점이 많아 ‘블랙케네디’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주일 대사에 JFK의 딸인 캐럴라인 케네디를 임명하기로 결정할 정도로, 케네디가(家)와 깊은 정신적, 정치적 유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미셸 오바마 여사의 패션은 JFK의 부인이었던 재키에 종종 비유되곤 한다.

굳이 인연을 부각하자면 박 대통령의 선친은 케네디, 딸은 ‘블랙케네디’와 각각 국가원수로서 첫 한미정상회담을 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52년 전과 현재의 한미정상회담 여건에서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가난했던 시절 박 전 대통령의 방미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원조 요청이었고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차관을 요청했다가 매몰차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6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 도발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대북 공조체제를 확인하는 한편 경제 분야에서도 일방적 요청이 아닌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런 인연 외에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두 정상 모두에게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미국 대선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했다.

불우한 시기를 극복하고서 성공에 이르렀다는 점도 닮은 점이다. 박 대통령은 양친을 모두 흉탄에 잃은 충격을 넘어섰고,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겪고 인종차별에 대한 고민으로 술과 마약에 탐닉하는 등 방황기를 겪었다.

물론 두 정상 간에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는 지적이다.

두 정상은 각각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 출신과 진보 성향의 미국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치적ㆍ이념적 배경이 상이하다.

박 대통령이 즉석 토론과 연설 등에 그다지 능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뛰어난 언변과 및 토론 실력을 바탕으로 대중과 소통을 잘하는 스타일이다.

대학 전공도 박 대통령은 전자공학과로 이공계인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학을 전공한 뒤 로스쿨을 거쳐 인권변호사와 지역활동가로 활동했다.

1952년생으로 올해 61세인 박 대통령은 미혼으로 종교가 없으며, 박 대통령보다 9살 아래인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오바마와 사이에 두 딸을 둔 기독교 신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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