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 협상 2년반 ‘농축’은 제자리

한미원자력 협상 2년반 ‘농축’은 제자리

입력 2013-04-24 00:00
수정 2013-04-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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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출 협력 큰 진전, 재처리는 ‘가능성’

한미 양국이 현행 원자력협정 2라운드 협상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진행됐던 협상 내용이 관심이다.

양국은 2010년 10월부터 현재까지 2년반 동안 협상을 진행해 왔다.

우선 원전 산업이나 원전 기술 협력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의 원전 산업이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만큼 다른 사안에 비해 이 분야에 대해서는 논의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미국이 세계 최대의 원전 이용국이지만 인프라가 미진한 부분이 있는데 반해 우리 산업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서로 궁합이 맞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 원전의 해외 수출시 원자력 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미국이 보장해주는 방안, 우리나라 원전 수출과 관련된 미측의 핵심 설비 반출 절차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양국간 협력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흡하기는 하지만 약간의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현재 공동으로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일단 2020년까지 계속된다. 양국은 이 연구 결과를 협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파이로프로세싱 공동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재처리와 관련한 우리 입장이 개정 협상에 일부 반영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부 고위소식통도 “기울기가 완만하기는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논의도 진전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강한 핵비확산 정책 때문에 우리가 일본처럼 재처리 문제에 대해 포괄적인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양국은 또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와는 별도로 사용후 핵연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핵주기 공동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양자·다자 협력 방안도 모색중이다.

그러나 핵심적인 관심 사항 중 하나인 우라늄 농축 문제는 논의의 진전이 별로 없다. 북한 및 이란의 핵 문제 등으로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다른 사안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특정 연구 등에 한해 조건부로 저농축 우라늄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했지만 그동안 협상에서의 실제 분위기는 이와는 매우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정부 고위소식통은 “이란 핵문제 등으로 미국은 연구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하다”면서 “현재는 농축을 갖고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1991년 북한과 함께 핵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 재처리와 농축시설을 갖추려면 이 선언부터 먼저 변경해야 하는 것이 순서라는 지적이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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