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연합훈련 대응 방식, 작년과 ‘닮은꼴’

北 한미연합훈련 대응 방식, 작년과 ‘닮은꼴’

입력 2013-03-26 00:00
수정 2013-03-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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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위협 성명→김정은 전방부대 시찰→대규모 합동훈련

북한이 이달 들어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에 반발해 각종 도발 위협과 군사 훈련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식이 지난해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끈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북한은 지난 5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이달 11일부터 “정전협정의 효력을 백지화하겠다”며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음이 없이 임의의 시기, 임의의 대상에 대해 마음먹은 대로 정밀타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키 리졸브 연습을 이틀 앞둔 2월 25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의 전쟁방식, 세상이 알지 못하는 강력한 타격수단으로 내외 호전광을 완전히 쓸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최전방 부대와 특수임무 부대를 잇달아 시찰하고 키 리졸브 연습 종료 시점에 맞춰 대규모 합동훈련을 한 것도 2년째 닮은꼴이다.

김 제1위원장은 연평도를 포격했던 무도방어대와 장재도방어대를 지난 7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11일에는 백령도 타격 임무를 맡은 월내도방어대와 4군단 산하 장사정 포병부대를 시찰했고 13일에는 연평도와 백령도를 겨냥한 4군단 포병부대의 실탄 사격훈련을 참관했다.

이어 키 리졸브 연습이 끝난 다음 날인 이달 22일과 23일에는 서울 침투 등 후방교란 임무를 맡은 11군단 예하의 특수전 부대를 방문했고 24일에는 1501군부대를 찾아 이 부대가 새로 만든 전투장비를 점검했다.

김 제1위원장은 작년 2월 말에도 키 리졸브 연습 직전 연평도를 포격했던 4군단 예하 최전방 군부대들을 시찰했으며 3월 초에는 전략로켓사령부와 판문점을 전격 방문했다.

이어 작년 키 리졸브 연습이 종료된 3월 9일에는 서해 초도방어대와 해군 123군부대를 시찰했다.

북한은 이달 25일 독수리 연습에 맞서 김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해에서 7군단 등 육군과 해군 동해함대의 대규모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합동훈련은 북한이 작년 3월 중순 김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했던 대규모 육해공 합동타격훈련에 비하면 오히려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2011년에도 키 리졸브 연습 등이 진행됐지만 한미연합훈련 기간인 3∼4월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방문한 군 관련 기관은 동해함대 산하 군수공장이 유일했다. 오히려 이들 부자는 이 기간 군부대와는 거리가 먼 함경남도와 자강도 지역의 산업시설을 현지 지도했다.

북한은 이처럼 김정은 시대 들어 유독 2년째 한미연합훈련에 반발, ‘군사적 위협 성명→김정은 전방부대 시찰→대규모 합동훈련’ 등의 방식으로 공세를 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강력한 지도력을 과시해 집권 초기 통치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입지 강화를 위해 강력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성공 등으로 자신감이 높아진 김정은이 공세적 대응을 통해 군부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출범 초기인 김정은 체제로서는 안보 문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이 군사적 위협 강도를 부쩍 높이는 것은 미국과 한국에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체제 안정을 기반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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