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대결 여론조사 분석
4·24 재·보궐 선거를 향한 정치권의 시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지난 11일 귀국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 노원병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여야가 제각기 승기를 꽂기 위한 치열한 셈법에 들어갔다. 안갯속인 이 지역 선거 지형도는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크게 굽이칠 전망이다.
서울 노원병 지역의 4·24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지선(오른쪽) 진보정의당 후보가 12일 남편인 노회찬(가운데)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와 함께 노원구 마들역 인근 상가를 돌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양자대결로 좁혀지면 야권 승리가 무난해 보인다. 야권의 고심은 3파전 이상으로 쪼개질 경우 새누리당에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안 전 교수와 김 후보 간 전략적 연대 여부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노원병은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이다. 18대 국회에서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43.1%의 지지율로 잠시 탈환한 적을 제외하곤 17대 임채정 열린우리당 의원(45.2%), 19대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57.2%) 등 야당세가 우월하다.
하지만 야권 후보군이 사분오열한다면 판세는 장담할 수 없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0일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안 전 교수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고 새누리당 후보를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으로 가정할 경우 안 전 교수 49.7%, 이 전 위원 39.6%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자대결로 전환하면 1, 2위 간 싸움이 오차범위(±3.7% 포인트) 내 접전으로 좁혀졌다. 안 전 교수 35.4%, 이 전 위원 29.5%, 이동섭 민주통합당 노원병지역위원장 13.2%, 김지선 진보당 후보 9.2% 순이었다. 4·24 재·보선이 평일에 치러지는 데다 여권 후보로 누가 나서느냐에 따라 안 전 교수나 야권에 만만치 않은 선거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도 자체 후보를 내면 안 된다는 경고음이 높다. 비주류인 황주홍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교수를) 적대 세력시해서는 정치 도의적으로 국민 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우선 민주당을 위해 도움되지 않는다”며 후보를 내지 말 것을 주장했다.
안철수 대항마 찾기에 고심 중인 새누리당은 진다고 해도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길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한다는 게 대원칙”이라면서 “지역 여론과 지지율 등 경쟁력을 종합해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3-03-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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