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큰 문제 없다” 野 “아직 시험 중”청문보고서 채택, 조직개편 협상과 맞물릴 수도26일 국회 본회의서 임명동의 표결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된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 수순이 22일 시작됐다.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지난 20일부터 정 후보자의 국정운영 능력, 도덕성 등을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증인·참고인 신문을 가진 뒤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취임 직후 국회에 제출할 ‘총리 임명동의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청문특위가 반드시 청문보고서를 채택, 본회의에 보고해야 한다.
국회 관계자는 “청문보고서가 본회의에 제출되지 않으면 심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시행됐음에도 청문특위의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로, 이 전 후보자 임명동의를 위한 본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과 같은 이치다.
청문보고서가 이날 순조롭게 채택된다면 국회는 여야 합의대로 26일 본회의를 열어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며, 찬반에 따라 총리 확정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정 후보자를 검증한 청문특위 위원들의 ‘판단’이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청문특위의 과반을 차지하는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들(7명)은 일제히 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야당측 위원들(6명)은 부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최종 판단은 보류한 상태다.
정 후보자가 ‘책임총리’로서의 확신을 주지 못한 데다 재산증식 과정, 전관예우 의혹 등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 후보자를 ‘결사반대’하는 입장도 아니다.
청문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정 후보자가) 결격자는 아니지 않느냐는 분위기”라며 “보고서 채택이 무난할 지는 모르나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관예우 의혹 등에 대해서도 “전관예우가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다고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청문특위 민주당 간사인 민병두 의원은 “책임총리로서 아직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변호사 시절) 몇 건을 수임했는지 등을 알아야 ‘전관예우가 아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진척되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아직 시험이 다 안 끝났다”며 “청문회가 끝난 뒤 적격인지 부적격인지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에 큰 문제는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한 반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책임총리는 커녕 ‘네네총리’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오늘(22일) 도덕성 검증을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이 부적격 의견을 일부 제시하더라도 청문보고서 채택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함께 난항을 거듭하는 정부조직 개편 협상과 맞물려 이날 채택이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정 후보자가) 과락을 겨우 면한 수준”이라고 말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 내역, 정 후보자 아들의 재산 내역 등 도덕성 검증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강공’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정부조직 개편 협상을 압박하는 ‘카드’로써 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활용할지 주목된다.
여야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사흘 앞둔 이날도 각당 대표,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6인 협상’을 벌였으나 방송통신 기능 문제로 정부조직 개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여야는 정부조직 개편에 이어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의 임명동의를 놓고도 충돌할 경우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시선이 싸늘해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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