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계자 “북한에 큰 벌 주면 안된다는 中입장 계속”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제재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추가 결의안 채택에 ‘핵심 키’를 쥔 중국의 입장은 지금까지 보인 과거 유사사례 당시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북한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큰 벌을 줘서는 안된다는 중국의 입장이 이번에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중간 본격 교섭이 이뤄지면 한미 양국이 마련한 제재 초안에 중국이 물을 많이 타려 할 것”이라면서 “결국 그렇게 되면 북한은 제재에 신경 쓰지 않고 다시 4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성명에서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각 당사자들의 ‘냉정한 대응과 6자회담 틀 내의 대화와 협상’을 강조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의 주요 기조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의 비핵화,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확대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우선순위로 따지자면 비핵화보다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더 앞세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방지함으로써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
북한 정권의 붕괴 또는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시 우군인 공산정권의 한 축이 무너진다는 우려 못지않게 탈북자가 대거 유입돼 동북 3성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걱정을 중국은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북한을 벼랑 끝으로 몰 경우 한반도 정세가 반복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내용 면에서 최대한 대북 제재의 수위를 낮추려고 노력할 공산이 크다.
핵실험을 한 북한을 제재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북한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워서 정권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까지는 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중국이 부쩍 6자회담 재개를 부각시키고 있는 점도 최대한 약하게 대북제재 수위가 결정되도록 노력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4년 넘게 휴면 상태인 6자회담은 우리 정부와 미국, 일본 등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추진하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6자회담 카드를 계속 꺼내는 것은 제재 논의를 최대한 약하게 일단락짓고 자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 틀 속에서 대화와 협상을 벌여 나가자는 의미가 깔렸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의장국으로서 6자회담을 외교적 업적이자 자국의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제재를 하더라도 최대한 살살 하자고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편으로는 북한이 강한 제재로 치명상을 입어 정권 붕괴로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여전히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