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찬성, 새누리 내부 신중론에 최종 입장정리 주목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1일 정부부처의 반발 속에 여야 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문을 통과했다.이에 따라 개정안은 본회의 처리만 남겨둔 상태이지만, 김황식 국무총리가 본회의 상정 보류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등 정부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다 버스업계가 22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운행 중단을 예고한 상태여서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 개정안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법안소위 회부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지자체의 재정부담에 어려움이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데다 법체계상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대중교통법에서 규정한 ‘대량수송’이라는 본원적 특성에 비춰보더라도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도 “세계 어느나라도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며 “버스업계의 반발 등을 감안, 심사숙고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법체계나 헌법 위반 사항이 아닌 경우 타상임위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법사위의 전통적 관행”이라면서 “새누리당도 버스에 지원하는 예산과는 별도 예산을 마련, 택시 지원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라며 법안 처리를 주장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도 “해당 상임위에서 충분하게 논의된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영선 위원장 대신 의사봉을 쥔 이춘석 의원은 “여러 단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법사위가 계속 이 법안을 갖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로 부담된다”며 가결을 선포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긴급 ‘버스파업 및 대중교통법 개정안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해관계인간에 의견 대립이 있는 사안이어서 충분한 의견수렴과 논의가 필요하다”며 본회의 상정 보류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22∼23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새누리당내에서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어 새누리당이 최종적으로 어떤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지 여부가 본회의 처리의 변수로 떠올랐다.
본회의 상정을 위해서는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버스업계 의견을 감안해야 하는 측면도 있고 해서 내부 회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으며 김기현 수석 원내부대표도 “아직 당 차원에서 입장 정리가 안됐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해양위가 지난 14일 개정안을 처리한 것을 두고 대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포퓰리즘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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