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인적쇄신 격랑…지도부 총사퇴론 향배는

민주 인적쇄신 격랑…지도부 총사퇴론 향배는

입력 2012-11-01 00:00
수정 2012-11-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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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선택 주목..권력투쟁 비화 조짐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새로운정치위가 ‘지도부 총사퇴론’이라는 극약처방을 꺼내들면서 대선을 40여일 앞둔 민주통합당이 전면적 인적쇄신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이-박’(이해찬-박지원) 투톱의 퇴진으로 대변되는 지도부 사퇴론은 당내 비주류가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자칫 당내 계파간 권력투쟁으로 비화하며 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외부 인사 위주로 이뤄진 새정치위가 지난달 31일 심야 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론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일단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강도 쇄신이 전제돼야만 문 후보가 처한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의 정치쇄신 의지를 지도부 퇴진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정체 상태에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물꼬를 트겠다는 이중포석인 셈이다.

지난달 21일 친노 직계 인사 9인이 전격 퇴진한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박’ 지도부가 물러나는 수준으로까지 이어져야 민주당과 문 후보가 ‘구태’ 이미지를 벗고 면모일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게 새정치위의 판단이다.

그동안 당내 비주류 그룹도 ‘이-박’ 퇴진을 줄곧 요구해왔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최고위원도 1일 지도부 동반퇴진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는 등 투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지도부 총사퇴론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지도부가 전권을 문 후보에게 위임,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한데 이어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하방’을 선언하며 후방지원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지도부 총사퇴 문제로 논란을 키울 경우 대선 국면에서 내부동력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주류측의 반론이다.

주류측 한 인사는 “공당이 지도부 공백 사태로 대선을 치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고, 또다른 의원은 “부관참시하는 것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았을 경우 2개월 이내 전당대회를 소집해야 하며, 원내대표의 경우 1개월 이내에 의원총회에서 후임자를 뽑도록 돼 있다.

다만 이미 최고위 전권이 선대위로 이전된 상태여서 대선이 끝날 때가지 별도의 비대위를 꾸리지 않아도 당무 운영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게 새정치위의 입장이다.

문 후보가 “인적쇄신이 본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온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된다.

인적쇄신 대상의 핵으로 거론되는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선에서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이미 선대위에 개입하지 않고 원내대책에 전념하고 있으며, 내일부터 지방을 순회하며 문 후보 지원활동에 나설 계획”이라며 “지금은 대선 승리에 전념할 때로, 내분의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최고위원회의 모든 권한은 이미 후보에게 위임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후보께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인적쇄신 논란이 내부적으로는 계파간 주도권 싸움과 직결될 수밖에 없어 그 향배를 놓고 향후 내분이 심화될 개연성도 커 보인다.

선대위 핵심인사는 “문 후보를 이번 문제에 직접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 요구에도 부응하면서 내부 전열이 약화되지 않는 쪽으로 해법을 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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