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서실장 한광옥도 고심하는듯..호남 민심 영향 관심‘호남 공들이기’ 안철수와도 대결 불가피
‘DJ(김대중)맨’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 동교동계 인사 20여명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특히 호남의 정신적 리더였던 DJ와 한 단어처럼 여겨지는 동교동계가 호남에서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동교동계 인사들의 이동을 계기로 이번 대선에서 박 후보가 호남 민심에 다가갈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김경재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의 선대위 합류 요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와 함께 과거 평화민주당, 새천년민주당 등을 포함해 동교동계 인사 25명이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에 합류하겠다고 이미 사인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여기에는 안동선, 이윤수 전 의원을 포함해 전 국회부의장급 인사와 중진급 인사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5일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새누리당 박 후보 캠프 합류 여부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새누리당행은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최근 친노(친노무현) 인사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하고 있다는 동교동계의 불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도 마음은 박 후보쪽으로 많이 와있는 것 같지만 ‘김대중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 때문에 민주당측 인사들의 비판이 너무 세서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한 전 상임고문과 김 전 최고위원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상임고문은 DJ의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 때문에 박 후보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전날 한 전 상임고문을 직접 만나 선대위 합류를 다시 한번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최고위원은 DJ의 참모 출신인데다 과거 유신 시절 1970년대에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항하다 미국으로 망명한 인사라는 점에서 국민대통합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한 전 상임고문과 김 전 최고위원 및 동교동계 인사들은 민주화 운동의 한 축을 이루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박 후보 자신이 핵심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의 화해’에 적합한 인사들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2일 ‘추석민생 및 선거준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인사말을 통해 “역대 다른 선거와 다르게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가치는 국민대통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전 상임고문과 김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동교동계 인사 20여명의 박근혜 캠프행이 성사될 경우, 박 후보가 호남 지역에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할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옛 한나라당 시절 이명박 대선후보는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에 도전했지만 9%가량에 그쳤다.
김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인혁당 유가족들을 껴안았다면 박 후보는 동교동계를 껴안은 셈이 된다”면서 “DJ와 일맥상통하는 동교동계를 박 후보가 껴안았다는 상징성이 부여되면 호남에서 20% 정도의 득표를 목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동교동계의 지원을 받게 될 경우, 호남 출신 대선후보가 없어 최근 ‘무주공산’인 호남 민심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다시 한번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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