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엔 IT 일자리 없고, 서울은 연봉 높지만 생활은 늘 빠듯[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고향엔 IT 일자리 없고, 서울은 연봉 높지만 생활은 늘 빠듯[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김동현 기자
입력 2024-01-28 18:34
수정 2024-01-2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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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서울로 밀려 올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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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선 서울만큼 돈을 못 벌어요. 그런데 서울에서도 가난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집세에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요. 결혼요? 글쎄요. 할 수나 있을까요?”(전남 광양 출신 28세 요리사 A씨)

●서울 평균연봉 제주보다 1132만원 많아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지난해 말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 격차는 역대 최대인 70만여명까지 벌어졌다. 일자리와 더 나은 소득을 찾아 청년층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계청의 지난해 지역별 상용근로자 월평균 소득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상용근로자는 월 426만 3174원을 벌었다. 전국 평균(384만 3191원)보다 41만 9983원을 더 받았다.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많았다. 반면 제주도의 상용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315만 3209원에 그쳤다. 서울에 비해 110만 9965원이 적었다. 연봉으로 따지면 1131만 9580원을 덜 버는 셈이다.

홍재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2010년대 들어 첨단기술과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첨단 산업이 집중된 수도권 근로자의 소득과 지방 제조업체 간 소득이 벌어지게 됐다. 지방 청년들이 서울로 몰리는 1차적인 이유는 소득 격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첨단산업 수도권 쏠려 소득 격차 심화

소득 격차와 함께 첨단 산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강화된 것도 지방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는 이유다. 울산에서 IT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B(33)씨는 “대학에서 공부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분야로 취업하려 했지만 울산엔 자리가 없었다”면서 “사무직 남방한계선은 경기도 성남 판교, 기술직 남방한계선은 용인”이라고 말했다.

정재한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박사는 “대부분의 취업 교육이 IT나 문화,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 일자리는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있다”면서 “취업 교육과 지역이 제공하는 일자리 간 불일치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대기업 다녀도 주거·생활비 부담

문제는 서울에 올라와도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때문에 청년들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2년 기준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5.2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 주거가 불안하다 보니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C(31)씨는 서울의 대기업에 다니는 덕분에 세금을 떼고 매월 350만원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오피스텔 월세 80만원에 관리비, 휴대전화 요금, 보험료, 식비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돈은 많아야 100만원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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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씨는 “또래에 비해 수입이 적지 않지만 10년 넘게 모아도 서울은커녕 수도권에서 전세 아파트 구하기도 어렵다. 이제는 자기 소득이 높은 것보다 부모에게 얼마나 지원을 받을 수 있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4-01-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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