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무슬림형제단 와해나 정치적 배제 안돼”

[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무슬림형제단 와해나 정치적 배제 안돼”

입력 2013-09-07 00:00
수정 2013-09-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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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하 조선대 교수 - 이집트 사태 진단과 해법

“이집트 대중은 이념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양극화돼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신뢰받고 중립적인 제3세력의 등장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보다는 유럽연합(EU)과 유엔의 개입과 중재가 바람직하다.”
황병하  조선대  교수
황병하 조선대 교수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는 6일 ‘이집트 사태 현황과 무슬림형제단의 입장’ 발표를 통해 이집트의 나아갈 길을 이렇게 진단했다. 황 교수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이슬람주의자들 대(對) 군부 지지자들과 선동주의자들로 나뉜 두 정치 집단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집트의 양극화 해결 방안은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중립적인 제3세력의 등장”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법적, 도덕적으로 이집트 군부를 압박하고 이집트 내부의 정치세력들은 화해와 조정을 통해 전면 대결을 피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집트의 모든 정치 진영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며 “이집트 문제의 중재를 위해서는 중립적이고 신뢰성 있는 EU와 유엔의 개입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특히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와해시키고 이슬람주의자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2011년 ‘아랍의 봄’ 이념과 가치를 준수하고 실질적인 민주주의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슬림형제단을 와해시키거나 정치적으로 배제하면 안 된다”며 “중동에서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을 경험한 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따라서 이집트의 화해를 위해서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들과 협력해 정권이양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며 “이집트 문제는 이집트인들의 손에 달려 있으며, 군부는 이집트의 민주주의 역사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9-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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