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 “정부 허가로 시리아 업체에 불화나트륨 판매”
영국 정부가 과거 자국 기업이 시리아에 화학무기 원료를 수출하도록 승인했고, 이들 물질이 실제 시리아에 공급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시리아 내전 발발 이전인 지난 2004년 7월부터 2010년 5월 사이 영국 기업 2곳이 정부의 수출허가를 받아 시리아 화장품 업체에 사린가스의 핵심 원료가 되는 불화나트륨을 판매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기업혁신기술부(BIS) 대변인은 “영국의 2개 수출업체에 5건의 허가를 내 줬고 최종 사용자는 시리아 민간업체 2곳이었다”고 신문에 밝혔다.
해당 업체들과 정부는 적법한 목적으로 불화나트륨 수출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BIS 대변인은 “판매량이 ‘화장품 생산’으로 신고된 최종 목적과 합치했기 때문에 시리아의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연관지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데일리메일은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의심을 사던 시기에 판매가 이뤄졌다며 이는 명백한 국제관례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리아에 불화나트륨 물질이 실제로 ‘전달’됐다는 사실을 영국 정부가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일자에서 영국 정부가 시리아 내전이 심화한 지난해 1월 자국 업체에 불화나트륨과 불화칼륨의 시리아 수출을 승인했지만 유럽연합(EU)의 시리아 금수조치로 마지막 공급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영국 산업부도 해당 업체에 대한 수출면허는 무기전용 위험성 심사작업을 거쳐 산업용도로 발급됐으며 실제 수출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원 무기수출통제위원회 소속 토머스 도처티 노동당 의원은 “이전에는 수출 허가만 났지 실제로 전달된 물질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영국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으로 살상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을 공급하고 있었음이 이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사린가스는 지난달 2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물질이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가 대량살상을 위해 개발한 맹독성 신경가스로, 주로 중추신경계를 손상하며 매우 치명적이어서 수분 내에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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