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대응’ 금주 분수령…의회통과 쉽지않을듯

美 ‘시리아대응’ 금주 분수령…의회통과 쉽지않을듯

입력 2013-09-08 00:00
수정 2013-09-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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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금주말 표결 예정…오바마 의회상대 ‘총력로비’미국내 여론 여전히 부정적…국제사회 기류도 신중론 우세

시리아에 대한 미국 군사개입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한주’가 다가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미국 의회가 여름휴회기를 끝내고 9일(현지시간)부터 문을 열어 군사개입 결의안에 대한 심의와 표결에 착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캐피톨 힐(미국 의사당)’을 무대로 시리아 군사개입의 찬반을 둘러싼 미국내 논쟁이 최고조로 치달을 전망이다.

의회소식에 밝은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주가 시리아 군사대응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한 주가 될 듯하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설득노력과 미국내 여론의 추이, 국제사회의 기류가 맞물리며 의회 표심의 기울기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양원 가운데 우선 주목을 받는 쪽은 상원이다. 오는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주 상원 외교위를 통과한 제한적 군사개입 결의안을 심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어 주말께 공식적인 ‘표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은 상원 심의와 표결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16일께부터 심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현재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데다 애초 군사개입에 찬성하는 의원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형성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시일이 흐르면서 상원이 반드시 군사개입안을 통과시킨다고 장담하기는 힘든 국면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자 신문에서 “전체의 25% 정도가 찬성, 25% 정도는 반대, 나머지 50% 정도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의회 전문지인 ‘더 힐’에 따르면 상원에서 찬성 입장을 내거나 찬성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의원은 23명이었다. 반면 16명은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더 힐이 접촉한 상원 의원 중 나머지 26명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상원의 문턱을 어렵게 넘더라도 하원을 통과하는 것은 훨씬 더 난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아 상원의 표결결과가 하원에 영향을 끼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원 의원 가운데 25명 정도만이 찬성하고 200명을 넘는 의원들이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더 힐의 집계에 따르면 찬성 또는 찬성 성향 의원이 31명에 불과했고, 반대 또는 반대로 기울어진 하원의원은 126명에 달했다. 79명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의회의 이념적 성향 변화가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 이뤄진 이라크전에 찬성했던 의원 중 현재에 의회에 남아 있는 의원은 소수”라고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주말과 주초를 거치며 의회를 상대로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로비전을 펼칠 계획이다.

당장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상원의 심의 착수에 앞서 10일 군사개입을 지지하는 특별연설을 할 예정이다. 9일 오후에는 ABC, CBS, NBC, CNN, 폭스, 공영방송 PBS 등 방송사 6곳과 인터뷰를 녹화한다. 인터뷰는 이날 각 채널 저녁뉴스를 통해 방영된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8일 저녁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을 불러 만찬을 갖는다.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은 같은 날 5개 주요 정치 토크쇼에 출연할 예정이고 10일에는 하원 민주당 코커스에 참여하는 인사들과 만난다.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도 금주중 워싱턴 싱크탱크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군사개입을 지지하는 외곽단체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유대계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다음 주 활동가 250여명을 동원해 의회에서 군사개입 찬성 로비활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군사개입 드라이브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우선 군사개입에 부정적인 미국내 여론이 여전하다. 지난주 조사된 퓨 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를 보면 군사개입에 찬성하는 비율이 29%, 반대하는 의견은 48%에 달했으며 23%가 불확실하다고 응답했다. 갤럽이 지난 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반대 비율이 51%로 찬성 36%보다 훨씬 높았다.

국제사회의 기류도 신중론이 강하다. 7일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된 유럽연합 외무장관 회의는 아사드 정권에 대한 ‘분명하고도 강한 대응’을 주문하는 성명을 채택했으나 유럽 각국은 대체로 유엔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기류가 강하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휴일인 7일 오후 군사행동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십명을 뒤로 한 채 백악관을 빠져나와 앤드류 공군기지로 향했고, 마이크 브러시와 마빈 니콜슨, 조 폴슨 등 참모 세명과 함께 골프를 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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