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사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자기자본의 91.8%)을 횡령한 사실을 공시했다. 현재 해당기업의 주식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뉴스1
회사는 이 횡령 사건을 이씨 단독 범행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연매출 8000억원대 규모의 상장사이자 시가총액 2조원대 기업이 동네 구멍가게보다 허술한 자금 관리를 해 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증권가에서는 문제의 이씨가 지난 10월부터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인 모 반도체 장비업체 주식을 사들였다가 수차례 매각한 ‘파주 슈퍼개미’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단기간에 거액 횡령이 가능했던 점에 비춰 조직적 범행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해야 할 것이다.
횡령 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폐지까지 이를지는 속단할 수 없다. 투자자 보호나, 기업의 영속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거래 정지가 풀려도 주가 급락으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손해는 불가피하다. 횡령 자금의 회수나 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이 지분 절반을 담보로 대출받은 상황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외국인 지분이 44%를 넘는다.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경영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을 축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내부 감시 시스템 미비 등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최 회장은 소액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2022-01-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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