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생산 능력 80% 집중된 영변… 3년 만에 보란 듯 재가동

북핵 생산 능력 80% 집중된 영변… 3년 만에 보란 듯 재가동

김헌주 기자
입력 2021-08-30 17:32
수정 2021-08-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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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골칫거리 北 핵시설 재가동”

2019년부터 가동 멈췄던 5㎿ 원자로
7월 초부터 냉각수 반출 등 징후 포착
‘폐연료봉 재처리’ 방사화학실험실도 가동
전문가 “도발적 움직임… 불길한 신호”
“영변 불능화부터 우선하는 협상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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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지난달 27일 수도 평양 바로 북쪽에 있는 북한 영변 핵단지가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발간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내 5㎿ 원자로와 관련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지난달 27일 수도 평양 바로 북쪽에 있는 북한 영변 핵단지가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발간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내 5㎿ 원자로와 관련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해마다 발표하는 북핵 평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가 보인다고 밝히면서 한미 연합훈련으로 가뜩이나 경색된 한반도에 짙은 먹구름이 끼게 됐다.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또다시 영변 핵시설이 위기의 중심에 선 모양새다. IAEA는 “심각한 골칫거리”, “심히 유감”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 원자로 재가동과 관련한 내용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된 IAEA의 ‘북한에 대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 담겼다. IAEA는 매년 8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현황 및 진전 사항 등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내고, 9월 정기이사회에 보고한다. 2009년 4월 북한에서 사찰단이 추방된 이후 인공위성 영상 등으로 각종 시설의 가동 상황을 추적해 왔다.

2018년 보고서에는 5㎿ 원자로와 관련해 “2015년 12월부터 가동 징후 포착”이라고 나왔지만 2019년과 지난해 보고서에는 “가동 징후 미포착”이라고 적시됐다. 3년 만에 나타난 변화인 셈이다. IAEA도 이번 보고서에서 2018년 12월부터 올해 7월 전까지는 5㎿ 원자로가 가동됐다는 정황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7월 초부터 냉각수 반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있었다는 점이다. 5㎿ 원자로에서 가동 후 나오는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추출되기 때문에 플루토늄 생산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또 눈여겨봐야 할 점은 지난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이 가동된 정황이다. ‘5개월’은 북한이 5㎿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걸린다고 IAEA가 과거에 밝힌 기간과 일치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8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 때 ‘영변 핵시설은 가동 중단 상태’라고 했지만, 이날은 “한미 정보 당국이 긴밀하게 공조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위성락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단계별로 수위를 높여서 약간의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충분히 확인이 됐는지 모르지만 도발적 움직임만은 분명하다. 불길한 신호”라고 말했다.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으로 영변 핵시설의 위험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며 민생과 관련된 대북제재 5건의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영변 외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와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는 지난달 공동보고서에서 북미가 하노이 회담 때 영변 핵시설 폐기에 합의했더라면 북한의 핵무기 생산 역량이 최대 80%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영변 내 은밀한 장소에서 만들어지는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선 파악조차 안 된다”면서 “영변 불능화부터 진행하는 ‘선이후난’(先易後難)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2021-08-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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