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잇단 직원 소환에 ‘곤혹’ …김종덕 전 장관에 대한 원성도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휘말린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속 공무원의 검찰 출두 등 후폭풍이 닥치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두 재단의 설립 허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김종덕 전 장관을 향한 원성도 터져 나오고 있다.
문체부 직원들은 20일 국장급 공무원 2명이 검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돼 조사받은 데 이어 21일에도 국장급 1명이 추가로 조사를 받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두 재단의 허가 업무를 담당한 부서의 직원들은 외부 전화를 일절 받지 않은 채 검찰의 추가 소환이 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이다.
고위 간부 A씨는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우리 부처는 정치와 전혀 상관이 없는데, ‘게이트’다 뭐다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이제 와서 언론 보도를 보니 그때 이런 내막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며 “직원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있으며, 나아가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위직 B 씨도 “간부들이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되자 직원들 사이에 김 전 장관을 원망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간부 공무원 C 씨는 “문체부가 그간 크고 작은 굴곡이 있었지만, 이번 두 재단의 의혹건은 문체부가 정치에 휘말린 최대의 사건으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들이 문체부의 허가에서 시작돼 고구마 줄기처럼 자꾸만 터져나와 당혹스럽다”면서 “그러나 허가 부분을 제외한 다른 많은 의혹은 문체부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내부에서는 김 전 장관이 홍익대 교수 신분에서 문화정책의 수장으로 변신하게 된 배경으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의 친분 관계를 꼽는 시각도 흘러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홍익대 대학원 스승과 제자 사이로, 김 전 장관이 대표로 재직했던 회사에서 함께 일했다.
미르재단 의혹의 핵심에 있는 차씨는 2014년 8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고, 같은 달 김 전 장관도 임명장을 받았다.
김 전 장관은 취임 후 넉 달 만에 문체부 소속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송성각 전 제일기획 상무를 임명했는데, 송 원장은 차씨와 친분이 깊은 사이로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에는 차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됐다.
이처럼 차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되고 나서 대학원 스승이 문체부 장관에, 외삼촌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발탁되면서 문화계에서는 차씨의 영향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