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독립법인화 ‘진통’

서울시향 독립법인화 ‘진통’

입력 2005-03-29 00:00
수정 2005-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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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서울시교향악단)의 홀로서기가 한동안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정명훈 씨
정명훈 씨 정명훈 씨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아 지난 22일 화려한 취임식을 갖기까지는 순탄한 듯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지난 24일 서울시가 새롭게 재단법인화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단원들을 전원 오디션으로 뽑겠다는 공고를 내자 기존 단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

지난 25일 서울시향 단원 50여명을 포함한 세종문화회관 노조는 “서울시가 전 단원을 대상으로 오디션하겠다는 방침을 전격 선언한 것은 사실상의 정리해고”라며 “서울시향 법인화에는 공감하나, 단원 전면 오디션은 기존의 서울시향을 해체하고 그 이름만 도용하려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존 단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한때 파업을 결의했다. 그 때문에 이날 밤 예정돼 있던 공연(‘이탈리아 음악의 밤’)은 파행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비노조원들만 연주에 나서기로 파업방침을 정했다가 막판에 노조원들이 공연에 합류키로 했던 것. 하지만 남자 단원들은 항의표시로 재킷을 벗은 채 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서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 지부와 서울시향측은 “전국의 예술단체와 연대해 이 문제에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정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히 봉합되진 않을 듯하다. 서울시향의 파업결의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또한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서울시 문화과의 한 담당자는 “새 단원 전원을 오디션으로 다시 뽑는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심사위원단을 별도로 구성해 공정한 심사를 볼 것이고, 기존 단원들에게도 오디션 기회를 열어놓는 한 문제될 게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서울시는 예정대로 4월말 오디션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공연계는 양쪽 모두에게 석연찮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다. 사전예고없이 물밑 진행해온 내부계획을 전격적,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서울시도 그렇거니와, 서울시향쪽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들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경쟁력있는 기량을 갖추지도 못했으면서 안정된 신분만 보장받으려는 연주자들의 자세에도 응원을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서울시향은 “서울시와 협상 등 단원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공연여부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달 1일 충무아트홀 개관기념 연주회, 새달 7∼10일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등이 예정돼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5-03-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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