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분쟁지역 아이들 참상 전하는데 천착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 국가(IS)’에 붙잡혀 살해 위협을 받는 일본인 2명 중 한 명인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後藤健二·47) 씨는 ‘IS 치하 사람들의 삶을 알리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시리아의 IS 거점 지역으로 들어갔다고 NHK가 보도했다.고토 씨는 작년 10월24일 시리아에 들어가면서 자신에 앞서 IS에 붙잡힌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 씨의 정보를 얻고, IS가 장악한 지역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도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NHK의 취재에 응한 시리아인 가이드가 밝혔다.
1990년대 중반부터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한 고토 씨는 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든 채 인권, 평화 등을 테마로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등 험지에서 취재 활동을 벌였다. 특히 그는 분쟁지역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거나 소년병이 되길 강요당한 아이들의 삶을 저술과 강연으로 알리는데 천착해왔다고 NHK는 전했다.
특히 직접 촬영한 영상 자료를 활용, 대학교와 중학교 등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이 체험한 분쟁 지역 아이들의 삶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유니세프협회에도 협력해왔다.
한 강연 영상에서 고토 씨는 “내가 전하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며 “어떤 사람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고, 어떤 기쁨과 어떤 슬픔을 안고 있는지를 전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NHK의 취재에 응한 그의 지인들은 “무엇을 전해야 하는지를 최우선시하고, 그것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닮고 싶었던 사람”이라는 등의 평가를 했다.
고토 씨는 연락이 두절되기 전에 남긴 영상에서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시리아 사람을 원망하지 않으며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며 “일본의 여러분도 시리아 사람에게 어떤 책임도 지우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