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버티기’로 이미 늦었나…日 ‘응급의료체계’ 붕괴 조짐

‘아베 버티기’로 이미 늦었나…日 ‘응급의료체계’ 붕괴 조짐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0-04-12 14:23
수정 2020-04-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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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구급센터, 의심 환자 몰려 중증 환자 대응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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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참의원 본회의에 참석했다. 2020.4.3 AP 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참의원 본회의에 참석했다. 2020.4.3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뒤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환자가 폭증해 일본 각지에서 응급의료 체계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를 받아들이는 구급병원이 줄면서 상위(3차) 응급의료 기관으로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구명구급센터로 의심 환자 이송이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고도의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명구급센터가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환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도쿄 지역의 구명구급센터에서 일하는 한 의사는 아사히신문에 “이송할 곳이 없어 들어오는 (의심) 환자가 확실히 늘었다”면서 4월 둘째 주 이후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도쿄에서는 지난 10일까지 1주일 동안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900명을 넘었고, 11일에도 19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도쿄 지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000명에 근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열이나 호흡장애가 있는 환자를 받기를 꺼리는 움직임이 구명구급센터보다 작은 규모인 구급병원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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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도쿄 번화가
‘썰렁’한 도쿄 번화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코로나19에 대응해 도쿄도 등 7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도쿄 제일의 번화가 신주쿠의 한 사거리에선 길을 건너는 시민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시마즈 다케시 일본구급의학회 대표이사는 폐렴이 의심되는 고령 환자가 10여곳의 구급의료기관에서 이송을 거부당한 사례가 있었음을 거론하면서 “분초를 다투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병원 내의 코로나19 감염도 응급 체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동일본지역에 있는 구급병원에서는 한 환자의 감염이 입원 며칠 후에 확인되면서 그를 매개로 한 원내 감염이 발생해 한때 응급 외래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렸다.

이 병원에서 응급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는 “원내 감염이 발견되면 곧바로 병원 기능의 저하로 이어진다”며 “정말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에게 필수적인 마스크와 가운 등 보호 장비 부족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구급의학회와 일본임상구급의학회는 지난 9일 “보호장비가 압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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