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몸 사린 일본 의원들 “봄엔 야스쿠니 참배 안해”

코로나19 몸 사린 일본 의원들 “봄엔 야스쿠니 참배 안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4-12 01:23
수정 2020-04-12 01:2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범 14명 등 합사된 日 제국주의의 상징…해마다 日국회의원 수백명 찾아

이미지 확대
야스쿠니 찾은 일본 의원들
야스쿠니 찾은 일본 의원들 일본의 의원들이 종전기념일(한국 광복절)인 15일 A급 전범 등이 합사된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8.15
로이터 연합뉴스
해마다 봄에 일제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해온 일본 의원들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참배하지 않기로 했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하 국회의원 모임)은 오는 21~22일의 춘계예대제에 맞춘 야스쿠니 참배 계획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국회의원 모임’ 관계자는 참배 취소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춘계예대제는 봄에 거행하는 제사 의식으로, 가을의 추계예대제와 함께 야스쿠니신사의 중요 행사로 꼽힌다. 지난해 춘계예대제 때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 70명이, 10월의 추계예대제 때는 의원 98명과 비서 등 대리 출석을 합친 165명이 참배했다.

현재 오쓰지 히데히사 집권 자민당 중의원 의원(전 참의원 부의장)이 이끄는 ‘국회의원 모임’은 1981년 출범 이후 해마다 두 행사 때와 8월의 태평양전쟁 종전 기념일에 맞춰 집단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왔다.
이미지 확대
일본 패전일인 15일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침략전쟁의 상징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에서 극우인사들이 욱일기(旭日旗)를 들고 활보하고 있다. 2019.8.15  연합뉴스
일본 패전일인 15일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침략전쟁의 상징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에서 극우인사들이 욱일기(旭日旗)를 들고 활보하고 있다. 2019.8.15
연합뉴스
교도통신은 ‘국회의원 연맹’이 중의원 선거와 시기가 겹쳤던 2017년 추계예대제 때의 참배를 12월로 미룬 적이 있지만 연간 3차례 참배 원칙을 지켜왔다면서 이번의 취소 결정은 이례적인 대응이라고 전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3년 12월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산 이후로는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내는 방식으로 해마다 춘·추계 예대제를 치르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으로 통한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이미지 확대
일본 야스쿠니합사 취소소송 패소후 눈물 흘리는 유족들
일본 야스쿠니합사 취소소송 패소후 눈물 흘리는 유족들 28일 일본의 도쿄지방재판소가 일제 침략 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합사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들을 합사에서 빼달라며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뒤 원고인 이명구(81)씨(왼쪽부터), 박남순(76)씨,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이희자 대표 등이 눈물을 흘리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5.28
연합뉴스
일본 우익 성향의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70여명의 의원들이 23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의 봄철 대제(큰 제사)에 맞춰 집단 참배에 나서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잘못된 과거사를 성찰하고 평화의 길을 걸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 교도통신 연합뉴스
일본 우익 성향의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70여명의 의원들이 23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의 봄철 대제(큰 제사)에 맞춰 집단 참배에 나서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잘못된 과거사를 성찰하고 평화의 길을 걸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 교도통신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