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난항 속 북한 태도 주목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일 연방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건재를 확인하고 “북한 지도부가 인권 문제와 남북관계를 두고 대화할 용의가 있다”라는 ‘원칙론’도 함께 전했다.최근 엿새간 방북한 코쉬크 의원은 30일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기 전 독일 dpa 통신과 전화통화에서 독일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자가 아니라 충실한 조언자로서 경험을 전해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독교사회당(CSU) 소속의 코쉬크 의원은 독일이 통일된 해인 지난 1990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지난해 총선까지 7선의 중진으로 한-독 의원친선협회 의장과 한-독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자신이 만난 북한인사들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단계를 밟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면서 인천아시안게임 중 북한 고위급 사절단이 방한한 것도 그런 목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문제가 꼬인 가운데서도 간접적이나마 북한의 적극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언급이어서 향후 북한의 태도 추이가 주목된다.
코쉬크 의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해서는 “다시 제자리로 왔다”라는 표현으로 권력 장악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하고 “그가 가진 권력이 과거 아버지의 권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허수아비 권력자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인사들은 김정은에 대해 “현명하고, 역동적이며, 힘 있는 원수(元帥)”라고 말했다고도 소개했다.
그는 “북한은 유럽과 독일에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북-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처하고 북-미 관계에서도 양쪽 모두 소극적 자세를 취하는 점이 북한이 유럽과 독일에 적극적인 구애신호를 보내는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코쉬크 의원은 “북한이 바라는 것은 포괄적 발전”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독일의 입장에 북한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북한은 현재 20곳에 이르는 특별경제구역에서 독일과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다.
코쉬크 의원은 공항, 고층빌딩, 스키 리조트 등 건설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북한의 현황을 전하고 “발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고, 주민들의 생계문제도 몇 년 전처럼 심각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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