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치정 前 中정협 주임 “中, 아베와 절대 대화 않을 것”
자오치정(趙啓正) 전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주임(장관급)은 북한의 장성택 처형에 대해 “북중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한국을 방문중인 자오 전 주임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성택 처형) 이 일 자체가 돌발적이고 쇼킹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열린 중국 3중전회(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결과를 한국에 설명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25일 방한한 그는 “이 일에 대한 한국 언론의 많은 보도를 모두 상세히 읽어봤다”면서 “중국에서 가진 정보는 한국만큼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중국에 장성택 처형을 사전에 알렸다는 일각의 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자오 전 주임은 또 전날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강행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해서는 “인근국과의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광기를 부리는 어리석은 정치인”이라고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아베 총리와 절대로 대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 정부뿐 아니라 인민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 참배 전인) 어제 아침에 한국인 친구들에게 ‘아베 임기 동안 중일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731 훈련기’ 탑승, 침략 정의 발언, 무라야마(村山) 담화 수정 발언 등 아베 총리를 불신하게 하는 3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4번째 사건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자오 전 주임은 이어 중국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그에 대응한 한국 방공식별구역 확대 선포와 관련,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공통된 방안이 없어서 각국이 자기 필요에 따라 설정하기 때문에 협의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중 양국은 크게 충돌하고 있지 않으며 긴밀히 협의해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3중전회 의미에 대해 “중국이 새로운 개혁을 심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경제체제 개혁은 시장이 자원 분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정부는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판 NSC(국가안보회의)’로 불리는 ‘국가안전위원회’ 신설이 결정된 데 대해 “예전에는 중대한 국가안전 문제가 생기면 여러 부서가 모여 임시적으로 회의를 개최해 왔다”며 “국가안전은 여러 문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제 중국인 여행객과 노무수출도 많아진 만큼 상설기구 필요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 전 주임은 1990년대 푸둥(浦東)관리위원회 주임으로 상하이 개발을 지휘했고 상하이시 부시장,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공보부장관격)도 역임했다. 그는 지난 3월 퇴임, 인민대 방통대 학장을 맡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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