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원, 보시라이 재판 웨이보로 문자중계

중국 법원, 보시라이 재판 웨이보로 문자중계

입력 2013-08-22 00:00
수정 2013-08-2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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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장면도 공개…재판 투명성 의혹 사전차단 등 다목적 카드

중국 지난(濟南)인민법원이 22일 자체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전 시작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에 대한 재판 진행과정을 이례적으로 문자 중계하고 재판을 받는 보시라이의 사진도 공개했다.

지난 인민법원은 이날 오전 8시9분(중국시각) 피고인 보시라이에 대한 뇌물수수, 공금 횡령, 직권남용 혐의 재판이 오전 8시30분에 개정된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10여분의 시차를 두고 진행내용을 알리고 있다.

지난인민법원은 또 웨이보를 통해 보시라이가 좌우 양측에 경찰관이 입회한 가운데 피고인석에 서 있는 사진 등 법원 현장 사진 4장도 공개했다.

지난 인민법원은 웨이보를 통해 “경찰이 보시라이를 데리고 법정에 들어왔으며 피고인석에 섰다”는 등의 재판 진행을 알리는 한편 재판장과 보시라이와의 일문일답, 공소내용, 검찰과 피고인의 일문일답 등을 전했다.

이 웨이보를 통해 보시라이가 지난 2012년 9월29일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됐다는 점과 지난 2000∼2002년 다롄(大連)시 국제발전유한공사 사장 탕샤오린(唐肖林), 다롄 스더(實德)그룹 회장 쉬밍(徐明)으로부터 총 2천179만587위안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을 포함, 그에게 적용된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에 대한 구체적인 공소내용을 공개해 누리꾼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보시라이는 탕샤오린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기소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으며 이를 두고 검찰과 설전을 벌인 내용도 웨이보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사진을 통해 보시라이의 모습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작년 3월 양회 이후 처음이다. 보시라이는 3월14일의 양회 폐막식까지 참석하고서 다음날 충칭시 서기 자리에서 쫓겨났으며 그 때부터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TV화면은 공개되지 않았다.

재판을 받는 보시라이의 사진을 보면 그는 흰색 와이셔츠와 정장바지 차림이며 안색은 약간 핼쑥하고 체중도 과거에 비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신화망을 비롯한 중국 주요 매체들과 시나, 텅쉰, 바이두 등 주요 포털들도 이런 웨이보 내용을 그대로 실시간 재전송하며 재판 진행 상황을 알렸다.

중국이 보시라이에 대한 재판 과정을 웨이보로 문자중계하고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 사안에 쏠린 중국인의 관심도가 높은 탓도 있지만 그 보다는 재판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가 뇌물수수 등 부정한 행위로 피고인석에 섰다는 점을 중국인들에게 알림으로써 동정여론이 생겨나는 것을 막고 지지자들의 반발을 완화하려는 노림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이번 보시라이 재판에서 문자중계 등을 통해 재판 과정을 상당부분 공개한 것은 과거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 재판 때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는 그만큼 중국 당국이 상당수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보시라이의 범죄혐의 입증이나 처벌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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