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압박 힘뺀 美 “고객사 뺀 정보 내라”

[단독] 반도체 압박 힘뺀 美 “고객사 뺀 정보 내라”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11-04 01:22
수정 2021-11-0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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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3년간 거래현황 제출 시한 임박

당초 고객 정보·기술력 등 26개 항목 요구
각국 정부 “영업 비밀 공개 어렵다” 난색
美 “기업 명단 대신 산업별로 제출” 절충
한미 통상장관 내주 초 미국서 만나 조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을 초청해 마련한 백악관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직접 들어 보이며 반도체 공급망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을 초청해 마련한 백악관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직접 들어 보이며 반도체 공급망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명분으로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등 각국 반도체 기업에 고객사 정보, 기술 단계, 판매·재고 현황 등의 정보 제출을 요구한 뒤 마감 시한을 닷새 앞두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고객사 이름을 명시하는 ‘기업별 반도체 거래 현황’을 제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자동차용·휴대전화용·컴퓨터용 등 ‘산업별’로 정리해 내도록 했다.

워싱턴DC의 한 소식통은 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최근 각국 반도체 기업에 요구한 정보를 기업별이 아닌 산업별로 제출토록 했다”고 밝혔다. 미국도 중국을 배제한 미국 동맹을 중심으로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궁극적 목표이고, 각국 정부가 ‘기업별 현황’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지속적으로 난색을 표하면서 이 같은 절충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올 들어 반도체 부품이 부족해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반도체 대란’이 심화하자 이달 8일까지 각국 반도체 업체에 최근 3년 동안의 고객사 정보 등 26개 항목을 구분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업체들은 ‘거래 기업 간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영업비밀 보호를 내세워 우려를 제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미 재무장관과 만나 민감한 고객 정보까지 제출하라는 백악관의 요구에 사실상 난색을 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민감한 정보 제출은 일부 면제받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의 긴장감은 외려 높아지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공개하는 수준을 보고 정보 노출 수위를 결정하겠지만 고객사 이외 다른 정보들도 민감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다음주 초 미국을 방문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한 개도국 인프라 지원을 골자로 하는 ‘더 나은 세계 재건’(B3W) 회의를 여는 등 대중 공세를 지속했다. 미중 사이에서 우리 기업들의 중심 잡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2021-11-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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