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50명 사망… 시신 실은 냉동트럭도
美전역에 축구장·캠핑 차량 등 임시병원백악관 “완벽 대응에도 10만~20만 사망”
워싱턴DC·버지니아 등도 자택 대피령
트럼프 “100만명 검사 역사적” 자화자찬
伊에 인공호흡기 등 의료용품 지원 논란
뉴욕항 도착한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
미국 뉴욕에 입항한 1000병상 규모의 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가 30일(현지시간) 허드슨강의 ‘자유의 여신상’을 지나가고 있다.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를 출발한 컴포트호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부족해진 뉴욕의 병상 수를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큰 뉴욕은 이날 확진자가 6만 7000명을 넘어섰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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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뉴스는 이날 “30일 하루에 뉴욕주에서 25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했으며 6분에 한 명꼴로 누군가 죽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주 확진환자(한국시간 31일 오후 5시 기준)는 6만 7325명, 사망자는 1342명으로 모두 미국 내 최대치다. 미국 전체 확진환자는 16만 4266명, 총사망자는 3170명으로 2011년 9·11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2977명)를 넘어섰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임시병동이 마련된 맨해튼 재비츠 컨벤션센터 기자회견에서 “미국 전역의 전문 의료진에게 요청한다. 지금 뉴욕으로 와서 우리를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미국 전역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워싱턴주는 축구 경기장에 200병상 규모의 임시 병원을 만들었고 샌프란시스코는 공원에 캠핑용 차량을 설치해 코로나19 검사에 이용 중이다. 미국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2.7개로 한국(6.5개)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역사적인 이정표에 도달했다. 1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검사를 받았다”며 성과 알리기에 나섰다. 해제 시점을 4월 말로 미룬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에 대해 “앞으로가 중요한 30일”이라고 했지만 대부분은 자화자찬 격이었다.
미국의 심장은 멈추지 않는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 30일(현지시간) ‘미국의 심장은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의 조명이 빛나고 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한 것으로, 깜빡이는 조명은 미국의 심장박동을 의미한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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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세계에서 확진환자가 가장 많은 미국이 타국을 도울 상황이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은 의료물품 부족 문제가 사라질 것처럼 말했지만 주지사들은 동의하지 않았다”며 “워싱턴DC, 버지니아, 메릴랜드, 애리조나 등이 자택 대피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최소 31개 주에서 전체 인구(약 3억 3100명)의 4분의3 이상인 2억 6100만여명이 재택 대피 지시를 받게 됐다고도 했다. 쿠오모 주지사도 이날 MSNBC에 “(코로나19) 쓰나미가 오고 있다”며 대통령의 안일한 상황 인식을 비판했다. 향후 사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은 “우리가 다 함께 거의 완벽하게 코로나19에 (대응)한다 해도 사망자가 10만~2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20-04-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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