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사례…그의 지지는 축복이었나

푸틴의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사례…그의 지지는 축복이었나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4-09-13 08:00
수정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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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러시아 통치한 푸틴의 미국 대선 관련 발언 모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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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본회의 토론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가 선호하는 후보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불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띄우고 있다. 2024.9.5 크렘린
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본회의 토론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가 선호하는 후보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불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띄우고 있다. 2024.9.5 크렘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미 정치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가장 선호하고, 그가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기에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해리스의 웃음은 표현력이 풍부하고 전염성이 있는데 이는 그가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해리스가 잘하고 있다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해리스 지지 발언이 나오기 전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울 것이란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언론은 푸틴의 발언이 미 대선을 조롱하고 훼방 놓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가 모욕을 당했는지 아니면 그가 제게 은혜를 베풀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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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본회의 토론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가 선호하는 후보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불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띄우고 있다. 관중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나오고 있다. 2024.9.5 크렘린
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본회의 토론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가 선호하는 후보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불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띄우고 있다. 관중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나오고 있다. 2024.9.5 크렘린


하지만 지난 20년간 푸틴 대통령이 미 대선에 개입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부터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 해리스 지지 발언처럼 농담으로 미국 대선에 여러 차례 개입했다.

2004년 부시 지지2004년 10월 푸틴 대통령은 당시 공화당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는 “부시가 패배하면 전 세계적으로 테러리즘이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9·11 테러에 잘 대처했다는 평가 속에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90%대를 보였고, 2003년부터 미국의 침공으로 이라크 전쟁이 벌어지던 와중이었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2004년 대선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 대통령이 됐다.

2008년 러시아는 오바마에게 기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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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서울신문DB
2016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서울신문DB


푸틴 대통령은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명확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를 공화당의 존 매케인보다 선호한다고 확인했다.

오바마와 매케인 모두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이었지만, 푸틴 대통령 측은 새로 집권한 오바마의 통치 아래에서는 ‘냉전의 베테랑’인 매케인과는 달리 미-러 관계가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2008년 선거에서 승리했다.

2012년 오바마를 칭찬한 푸틴2012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밋 롬니 후보와 경쟁하기에 앞서, 푸틴은 러시아 국영 언론에 “오바마는 정말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를 원하는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롬니는 러시아를 “미국의 최대 지정학적 적”으로 규정했고, 푸틴은 같은 인터뷰에서 롬니가 “오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오바마는 2012년 선거에서 롬니를 이겼다.

2015년 트럼프 칭찬한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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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서울신문DB
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서울신문DB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은 전년도에 가진 연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칭찬을 쏟아냈다.

푸틴 대통령은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똑똑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뛰어나고 재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맞붙은 트럼프는 선거에서 승리했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자 푸틴은 “트럼프가 영리한 사람”이며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빠르게 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선거에서는 힐러리에게 특혜가 주어졌다는 내용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이 해킹으로 유출되어 파문을 일으켰는데, 미 정부는 당시 해킹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해킹을 부인하며 “유출된 사실이 중요하다”면서 “중요한 것은 대중에게 제공된 이메일 내용”이라고 밝혔다.

2020년 대선에도 농담 던진 푸틴2019년 10월 러시아 에너지 주간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비밀을 하나 말해드리죠. 네, 우리는 꼭 할 거예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라고 속삭이는 척 농담을 건넸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2016년 미 대선에서 벌어진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2016년 미국 대선에 간섭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우리만의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를 돕기 위해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러시아 스캔들’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최단 시간에 탄핵 위기를 맞았다.

두 번에 걸친 특별검사 수사에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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