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병사들, 우크라 투입 평균 4.5개월 만에 전사”

“러시아 병사들, 우크라 투입 평균 4.5개월 만에 전사”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9-23 14:43
수정 2023-09-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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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탐사보도매체-비영리 단체 합동 분석
작년 동원령 이후 확인된 전사자 3000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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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엑스포전시센터역에서 열린 징집병 환송 행사에서 한 남녀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키스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카잔 타스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엑스포전시센터역에서 열린 징집병 환송 행사에서 한 남녀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키스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카잔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장병이 평균 4.5개월 만에 전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아이스토리스(Important Stories) 및 비영리 조사단체 ‘분쟁정보팀’(CIT)이 1년 전 러시아 당국의 부분적 동원령 발령에 따라 새로 징집된 약 30만명의 사망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입대 후 전사하기까지 기간은 평균 4.5개월이었다.

이들 단체는 작년 9월 21일 예비군을 대상으로 동원령이 공포된 이후 언론 보도와 공식 발표, 친인척의 언급 등으로 확인된 러시아군 전사자 약 3000명을 전수 집계했다.

그 결과 동원령으로 군에 입대한 이들의 절반 이상이 전선에 투입된 뒤 평균적으로 5개월이 채 안되는 사이에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개적으로 확인 가능한 전사자 중 5분의 1가량은 두 달도 생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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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장병들이 지난 11월27일 러시아 옴스크 한 기차역에서 주둔지로 출발하는 기차에 탑승하기 전 승강장을 따라 걷고 있다. 옴스크 로이터
러시아 장병들이 지난 11월27일 러시아 옴스크 한 기차역에서 주둔지로 출발하는 기차에 탑승하기 전 승강장을 따라 걷고 있다. 옴스크 로이터
부분적 동원령으로 징집됐다가 전사한 이들의 절반 이상은 30∼45세에 해당했다. 20∼29세가 3분의 1 정도였고, 25세 미만은 10분의 1이었다.

최연소 전사자는 19세, 최고령은 62세였다.

열아홉의 나이로 전장에서 숨진 병사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 출신의 안톤 게트만이다. 그는 군 복무가 끝난 지 석 달 만에 다시 입대했다가 2022년 11월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악된 전사자 중 11개월 이상 생존한 경우는 4명에 불과했다고 뉴스위크는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러시아군 장병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이스토리스와 CIT는 “징집된 많은 장병이 11개월 동안 복무했는데도 한 번도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고 불평하고 있다”며 “일단 동원되고 나면 참전을 거부할 수 없으며, 탈영 시 적용되는 형사처벌 수준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가 군인들에게 휴가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휴가를 떠난 이 가운데 절반만 복귀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도 최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에 주둔 중엔 러시아군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사기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인 순환근무가 이뤄지지 않는 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제대로 된 훈련을 시행하지 못하는 점 등이 사기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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