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태평양 수소탄’이 美선제타격 논의필요성 자극”WP “日열도 위로 날아가는 미사일 오판 부를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주고받는 인신공격성 말싸움 과정에서 북핵위기가 실질적으로 악화한 면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치광이’, ‘늙다리’ 등 국가 정상이 가장 피해야 할 표현들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태평양 해상에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을 23일(현지시간) 주목했다.
NYT는 상황이 이러한 발언으로까지 전개된 까닭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가 포착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선제타격 옵션을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시급해졌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도 태평양 해상처럼 상공에서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이를 막기 위해서는 매우 다른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고 거들었다.
기본적으로 지하가 아닌 상공 핵실험은 바람을 통해 인구밀집지역에 방사능 낙진을 퍼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NYT는 이런 상황에 대응한 미국의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북한 완전 파괴’가 아닌 외과수술식 공격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러 종류의 한반도 위기를 예상할 목적으로 기밀로 설계된 전쟁 시뮬레이션 훈련에 수년간 참여한 한 관리는 태평양 수소탄 발언 때문에 미국 선택지가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 미국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알아챈다고 가정할 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다른 유력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22일 같은 맥락의 우려를 드러냈다.
WP는 ’트럼프는 미치광이 일상은 김정은이나 하도록 넘겨야 한다‘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양국 정상 간의 인신공격성 난타전은 실질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평양 수소탄 시험에 대한 발언을 들어 일본 위로 날아가는 미사일이 재래식인지 핵미사일인지 중요한 순간에 파악할 수 없어 자칫 잘못하면 전쟁을 부를 수 있는 오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매우 아슬아슬한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이런 방식 때문에 적어도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아래서 국가안보 보좌관을 역임한 군사 전문가 코리 섀크는 NYT에 “개인적 인신공격은 타협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지도자를 조롱하는 방식은 성공률이 높은 외교 전략이 아니다”라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탓에 북한 문제는 실수의 여지가 적고, 오해의 소지가 크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무분별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소속의 벤저민 카딘 (메릴랜드) 민주당 의원도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이런 수사적 허세가 언제 실제 폭탄이 될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트럼프의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위협은 미국이나 아시아 동맹국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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