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제재표결 ‘디데이’…美·中, 원유 금수 ‘샅바싸움’

안보리 北제재표결 ‘디데이’…美·中, 원유 금수 ‘샅바싸움’

입력 2017-09-11 09:53
수정 2017-09-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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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1일 표결 강행”…중·러, 섬유봉쇄 받고 원유차단엔 거부감

미국이 예고한대로 오는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결의를 시도한다.

미국이 추진하는 결의안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목줄을 겨누는 ‘끝장 제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난색을 보이면서 표결 당일까지도 제재결의의 향배는 안갯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표결 디데이’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5시(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까지도 별도의 안보리 소집일정은 공지되지 않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안보리 이사국들은 단합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美, 11일 표결 강행하나…시나리오 ‘분분’ =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는 지난 8일밤 “11일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문서를 통한 공식요청은 아니었다. 중국·러시아의 지연작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압박 메시지에 가까운 모양새다.

‘11일 안보리 회의’를 전제로 하되,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거부권(veto)을 가진 상임이사국들의 물밑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상황에서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 찬성해야 한다.

유엔 안팎에서는 ▲미·중·러 중재안의 만장일치 채택 ▲중·러 기권 및 결의안 채택 ▲중·러 거부권 행사 및 결의안 부결까지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미국은 결의안이 무산되는 상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책임을 중국과 러시아에 돌리면서, 이를 명분으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비롯한 고강도 독자제재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결의안 부결은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정면충돌로 이어지면서 북핵 해법의 외교적 지렛대가 실패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 때문에 막판에 타협점이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일종의 데드라인(11일)을 공식화한 만큼, 안보리 표결은 며칠 미루더라도 미·중 합의안이 발표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중국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오는 12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美·中 치열한 밀당…원유차단 절충하나 = 미국과 중국·러시아는 주말 내내 치열한 물밑협상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관계자는 “미·중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일부 부문에서 입장차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추진하는 신규 제재는 대북 원유공급 차단, 섬유·의류 수출금지, 북한 노동자 해외파견 금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불랙리스트’ 포함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공급 차단은 김정은 정권의 ‘생명줄’을 끊겠다는 의미다. 섬유·의류 수출 및 노동자 해외파견 금지는 북한 정권의 자금줄을 더욱 옥죄겠다는 목적이 강하다. 블랙리스트에 김정은 위원장을 명시하는 것은 사실상 전범(戰犯)으로 낙인 찍겠다는 상징적 효과가 크다.

말하자면 김정은 정권의 돈줄과 손발을 모두 묶겠다는 셈이다.

AFP·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섬유·의류 제품 수출금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섬유·의류 수출은 석탄과 함께 북한 수출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다른 관계자는 “섬유·의류 제품만으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역대 최고급 제재’를 공언한 미국으로서는 원유공급 중단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야만 한다는 입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중국에서 연간 50만t 이상의 원유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북한의 석유 공급원이다

전면 봉쇄까지는 아니라도 제한적으로 또는 한시적으로 원유공급을 축소하는 중재안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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