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美-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불똥’

에볼라 바이러스, 美-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불똥’

입력 2014-08-01 00:00
수정 2014-08-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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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프리카 구애작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4~6일 수도 워싱턴DC에서 아프리카 50여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미-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미국과 아프리카 간 정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 정부의 대(對) 아프리카 정책 전환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정상회의의 의미가 당초 목표보다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31일(현지시간) “에볼라 확산이 오바마의 정상회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대통령과 라이베리아의 엘렌 존슨 설리프 대통령은 워싱턴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알파 콘데 기니 대통령의 참석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기니는 모두 에볼라 발생국이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에볼라로 729명이 사망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일부 아프리카 정상들의 불참 결정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에볼라 사태가 이번 정상회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와 무함마드 6세 모로코 국왕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이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의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집트는 군부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로 아프리카연합(AU) 회원 자격이 중단돼 애초 정상회의 초청을 받지 못했다가 지난 6월 아프리카연합 회원 자격을 다시 획득하면서 뒤늦게 초청장을 받았다.

이번 미-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의 아프리카 투자 활성화, 아프리카 대륙의 안보, 아프리카의 차세대 지도자 육성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아프리카의 기대를 받았지만 취임 이후 아프리카에 크게 관심을 쏟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가 집권 2기 2년차를 맞아 미-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마련한 것은 아프리카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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