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시에 반대하는 또 다른 혁명 발발 가능성에는 의견 엇갈려
이집트가 정국 혼란을 끝내기에는 최소 2년의 시기가 걸릴 것이란 현지 정치 학자의 분석이 제기됐다.이집트 카이로대학의 무스타파 카멜 알사이드 정치학과 교수는 3일(현지시간) 카이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정치적 안정화기에 도달하기까지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선을 치러야 하고 국가 통합 과정도 필요하다”며 “치안을 확보하고 투자를 회복하는 일이 하룻밤에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새 대통령은 정치적 혼란과 거리 치안을 회복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현재 시나이반도 등에서 군인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 이뤄지고 있고 납치와 절도와 같은 강력 범죄도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다음 중대 도전으로 경제 문제를 꼽은 그는 “이집트 정부와 전력 회사의 재정 적자 및 엄청난 빚, 에너지 부족 문제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집트가 즉각적으로 직면하게 될 미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엘시시가 처하게 될 또 다른 중대 과제로 국가 통합을 꼽기도 했다.
그는 “무르시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이슬람주의자, 청년 다수는 엘시시 당선에 행복하지 않다”며 “엘시시가 이들과 함께 마주 앉아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엘시시 정권과 무슬림형제단의 관계를 전망하는 질문에는 “엘시시는 무슬림형제단을 계속 탄압할 것으로 본다”며 “정치에서도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을 배제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무슬림형제단이 지하에서 세를 키울 수 있고 이 조직에 다양한 계층과 직업에 분포해 있는 만큼 완전히 뿌리 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3년 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나 1년 전 무르시 정권 축출을 불러온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발할 우려에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달랐다.
알사이드 교수는 “엘시시는 매우 신중하고 매우 지능이 높다”며 “정부에 어떠한 불만 조짐이 있으면 이를 사전에 막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과 실업률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르시의 경우 실정을 했고 권력 장악에만 몰두했다. 시민혁명도 존중하지도 않아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이집트 주간지의 정치 분석가는 “아무리 강력한 지도자라 해도 이집트 치안이 악화하고 경제 재건에 실패한다면 또다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집트 국민은 대규모 거리 시위로 벌써 2차례나 대통령을 바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며 “특히 보조금 삭감 정책에 따른 정서적 반감이 순식간에 커지면 정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엘시시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문제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기대치가 높아진 국민의 요구와 불만을 그 혼자서 모두 맞춰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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