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인질극 종료…희생자 수 오락가락

알제리 인질극 종료…희생자 수 오락가락

입력 2013-01-18 00:00
수정 2013-01-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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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4~35명 사망설…일본 등 희생자 발생에 불만

알제리 정부가 이슬람 무장세력을 상대로 한 인질 구출작전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외국인 인질 희생자 수는 최소 4명에서 수십 명까지 나오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그러나 인질 희생이 분명해지면서 일본 등 관련국들은 이번 작전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또 이번 인질사태를 촉발시킨 프랑스의 말리 군사 개입을 놓고 EU 회원국 중 일부는 병력 지원 의사까지 밝혔고 미군도 프랑스군에 수송기 지원 의사를 밝혔다.

말리 정부와 프랑스 군을 지지하는 서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토고 병력은 처음으로 말리에 도착했다.

◇ 희생자 수 불분명 = 인질 구출작전에 나선 알제리 특수부대가 작전을 종료했다고 알제리 국영 통신이 전했다. 이 통신은 그러나 인질과 납치범들 중 사망자 수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질 국적과 관련, 사태 당사국인 알제리를 비롯해 노르웨이, 미국, 영국,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프랑스, 루마니아 등 최소 10개국이라고 AP는 전했다.

알제리 국영 TV는 17일 영국인 2명, 필리핀인 2명 등 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나 이슬람 무장세력은 소속 대원 15명 외에도 최소 35명의 인질이 작전 도중 희생됐다고 밝혔다.

알제리 보안 소식통은 로이터에 희생된 인질 규모를 30명이라고 밝히면서 이중 외국인은 7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적별로 알제리인 8명 외에 일본인 2명, 영국인 2명, 프랑스인 1명이 구출작전에서 희생됐다면서 다른 희생자 국적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구출작전에서 사살한 이슬람 무장대원은 두목 타하르 벤 케네브를 포함해 최소 11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인질사태를 이끈 아부 알-바라아 자신도 목숨을 잃었다고 모리타니의 ANI 통신이 전했다. 아부 알-바라아는 외국인 인질 규모가 41명 정도라면서 협상을 위해 알제리 정부군의 철수를 주장했던 인물이다.

인질로 있다가 무사히 탈출한 아일랜드인 스티븐 맥폴은 다른 인질들과 분승해 있던 지프 차량 4대를 알제리 정부군이 폭격하는 바람에 여러 명이 죽은 것으로 말했다고 그의 형제 브라이언이 로이터에 밝혔다.

다후 울드 카빌라 알제리 내무장관은 “우리가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인질 사태를 일으킨 이슬람 무장세력은 리비아 출신”이라고 말했다.

알제리 관영 뉴스 매체들은 앞서 구출작전에서 600명의 자국인들이 풀려났다고 보도했으나 이들 중 상당수는 16일 인질범들이 자발적으로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알제리 군이 현재 장악한 곳은 사건이 벌어진 천연 가스시설의 일부분뿐이라고 알제리 APS 통신이 전했다.

◇ 일본 등, 알제리 정부에 항의 = 인질 관련국들이 알제리에 불만을 나타내는 가운데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번 작전이 인질들의 생명을 위협한 행동이라고 항의했다고 총리실 대변인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18일 일본인 인질 3명의 안전을 확인했으나 다른 14명의 생사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 외교부는 “이번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인해 앞으로도 안 좋고 참담한 소식들이 더 나올 수 있다”면서 희생자 수가 추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 캐머런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알제리 인질 사태를 논의했다.

알제리 군이 인질범들에 접근할 때는 비무장 미국 무인기가 공중에 떠 있었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또 미국은 인질 구조 작전을 위한 군사적 지원을 작전 전날 제안했으나 알제리 정부가 거부했다고 워싱턴에 있는 익명의 미 관리가 전했다.

이번 외국인 인질 희생은, 알제리군이 통상 이슬람 ‘테러리스트들’과의 싸움에서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해 왔다는 면에서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라시아 그룹’의 북아프리카 전문가인 리카르도 파비아니는 인질범들이 협상을 거부했다는 알제리 정부 발표에 의문을 표하면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말대로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다. 알제리인들이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처하면서 유혈사태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알제리 가스시설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로 유가는 뉴욕상품시장에서 배럴당 1.08달러 올라 95.32 달러에 거래됐으며 BP와 스페인 정유사 등은 에너지 부문 직원들을 다른 알제리 공장으로 배치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EU·미국 속속 지원 검토 =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말리 사태에 관한 긴급 EU 회의 후 일부 회원국들이 프랑스의 말리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 전원이 말리 사태에 관한 프랑스의 개입을 지지했다”면서 “아무에게도 강제하지 않았으나 일부는 병력 제공까지 검토했다”고 말했다.

미 관리들도 AFP에 미국이 프랑스 전투기들을 위해 재급유기를 제공하는 방안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수송기는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토고군 40명이 17일 서아프리카 지원군 가운데 처음으로 말리에 도착, 프랑스와 말리군의 영접을 받았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3천명의 병력을 말리에 지원키로 한 상태다.

그러나 카타르에 본부를 둔 저명한 이슬람 단체 ‘국제 무슬림 학자연맹’은 이날 성명에서 프랑스의 말리 개입이 성급했다면서 ‘위험한 결과’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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