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노르웨이 등 철수 서둘러…프랑스는 미온적
알제리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억류된 외국인 인질이 무리한 구출작전 도중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이곳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정유사들이 직원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현지 상황이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인질 사건이 발생한 인아메나스 가스전을 공동 운영 중인 영국 BP사와 노르웨이 스타토일은 17일(현지시간) 현지 직원 본국 송환에 들어가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다.
스타토일은 비 필수인력 40명을 먼저 노르웨이로 데려올 방침이라고 밝혔다.
BP도 “예방 차원에서 비 필수인력을 알제리에서 철수시키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질 다수가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국인 인질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BP 측은 “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고 인질들이 탈출했다는 소식도 있다”며 인질들의 생존 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을 드러냈다.
스페인 석유그룹 셉사(Cepsa)도 예방조치 차원에서 현지 공장 두 곳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을 알제리 중심가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말리에 군대를 파병하면서 알제리 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지목된 프랑스의 경우 석유산업협회(UFIP)가 나서서 현지 직원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UFIP는 “현지 시설들이 취약하고 사정이 매우 나빠졌기 때문에 다수의 회사가 직원들을 본국 송환할 것”이라며 자국 에너지 기업을 압박했다.
그러나 막상 알제리에 진출해있는 토탈(total) 등 프랑스 기업들은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는 데 미온적이다.
이들은 프랑스가 말리에 군사개입을 시작한 이후 광범위한 지역의 보안조치를 강화했다며 추가 조치에 대한 논의에는 주저하는 모습이다.
토탈 측은 “현지 상황을 계속 모니터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제리 현지 시멘트 공장 두 곳에 2천여 명의 직원을 고용한 라파즈도 “보안 조치를 철저하게 가동 중”이라면서도 자신들은 걱정되는 지역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