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前 대통령, 후보 지명 연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올해 11월6일 대통령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타임 워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후보로 추대하는 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날 수락 연설을 하기에 앞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연설을 지켜봤고 미셸 오바마 여사와 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 등 민주당 전·현직 지도부가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는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며 그를 민주당 후보로 자랑스럽게 지명한다”며 “나는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분명하게 믿는 사람을 원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연설한) 어젯밤 이후로는 미셸 오바마와 결혼할 만큼 센스를 갖춘 사람을 원한다”고 말해 박수와 폭소를 유도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하고 8.3%에 달하는 실업률을 끌어내리려면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최상의 방책이며 어떤 대통령도 ‘4년 만에’ 미국 경제를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전임으로부터 완전히 무너진 경제를 물려받아 오랜 시간이 걸려 어렵게 회복의 길에 들어서게 하고 더 현대적이고 균형 잡힌 경제를 위한 기초를 닦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앞으로 수백만개의 양호한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가 활기를 되찾는 동시에 혁신가들에게 큰 부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를 장기 침체로 몰았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 위기가 조지 W 부시(아들) 전 대통령 시절 비롯됐으며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원들이 주장한 ‘오바마 책임론’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반대하는 공화당 논리는 단순하다”며 “’우리(공화당)가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그(오바마 대통령)가 아직 깨끗이 치우지 않았으니 그를 해고하고 우리가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하자는 것’이 그들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승자 독식의 사회를 원한다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고 번영을 공유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원한다면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에게 투표하라”고 덧붙였다.
1993~2001년 재임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44년 이래 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연설이 끝나자 오바마 대통령은 연단으로 나가 자신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포옹했다.
이어진 ‘롤콜 투표’(roll-call vote, 대의원 현장 점호 투표)에서 단독 후보로 나선 오바마 대통령이 과반인 2천777표를 얻어 후보 자격을 확정 짓는 형식적인 절차가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애초 7만5천명을 수용하는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야외 경기장을 연설 장소로 잡았으나 날씨가 불순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1만5천명이 들어가는 타임 워너 실내 경기장으로 변경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장기 침체 상황에 빠진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며 중산층을 두텁게 할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재집권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이 대통령 후보를 확정함에 따라 앞으로 60여일 남은 미국 대선 레이스도 본궤도에 올랐다.
공화당은 앞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폴 라이언 하원의원(위스콘신)을 정·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양당은 선거일까지 초박빙 상태의 지지율을 깨고 백악관을 수성하거나 또는 탈환하기 위해 치열한 선거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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