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 대출원금 탕감해야”

“美 주택 대출원금 탕감해야”

이순녀 기자
입력 2008-03-06 00:00
수정 2008-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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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FRB의장 “집값 더 하락… 추가지원 시급”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인한 미국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주택시장 악화를 경고하는 비관적 전망들이 잇따르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의 주택 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해결을 위해 대출금 원금 삭감 등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전미은행인협회 회의에서 “과거의 일시적인 주택 가격 하락과 달리 자산가치의 마이너스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민 주택보유자의 대출 미상환과 주택저당권 포기가 더 늘어나고 집값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와 FRB, 금융기관은 지난해 12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책과 관련해 일부 대출자의 대출 금리 동결 등을 골자로 한 지원책을 내놨다. 하지만 침체에 빠진 주택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2년간 평균 100만건 이하를 유지해왔던 주택차압 건수가 지난해 150만건으로 늘어났다.”면서 “주택차압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대출자들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파산연구소(ABI)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7만 6120건으로 급증해 2005년 파산법 개정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에 비해 15%나 증가한 수치다.

한편 마켓워치는 올해 신규주택 판매가 지난해보다 22% 줄어들어 가장 호황기였던 2005년 말보다 5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주택 착공은 올해 31% 줄어 3년 전보다 6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도 현재 주택가격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3일 경제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들어간 상태”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8-03-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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