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몰려 있는 강남, 일자리도 ‘부자’
정부 교통망 확충 힘입어 기업 집중 포진2017년 기준 근로자 수 2002년 比 42%↑
사업체 수는 15년 새 31% 늘어 16만여개
中企도 몰려 강남구 6만여개 서울 ‘최다’
2016년 1인당 총생산은 비강남권의 2.4배
서울 반포IC에서 바라본 강남일대의 전경.
●강남3구 집 값 3.3㎡당 1억원대 고공행진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강남3구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는 144만 5257명으로 2002년(101만 3767명)보다 43만 1490명(42.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종사자는 380만 5462명에서 511만 9913명으로, 비강남권은 279만 1695명에서 367만 4656명으로 각각 131만 4451명(34.5%), 88만 2961명(3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강남3구에서 일자리가 급증한 이유는 직장이 많아져서다. 강남3구의 사업체 수는 2002년 12만 6088개에서 2017년 16만 5394개로 3만 9306개(31.2%) 늘었다. 서울 전체 사업체 수는 같은 기간 73만 5258개에서 82만 2863개로 8만 7605개(11.9%), 비강남권은 60만 9170개에서 65만 7469개로 4만 8299개(7.9%) 증가했을 뿐이다. 강남3구의 종사자 수가 서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26.6%에서 2017년 28.2%로 커졌고, 사업체 수 비중도 17.1%에서 20.1%로 뛰었다. 서울 근로자 10명 중 3명, 사업체 10곳 중 2곳은 강남에 있다는 얘기다.
특히 매출 기준 500대 대기업의 본사가 강남3구에 집중됐다. 대기업 주력 업종이 제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정부가 강남 테헤란로와 강남과 가까운 경기 성남(판교테크노벨리)에 업무지구를 만든 영향이 컸다. 2018년 기준 강남3구에 포진한 매출 500대 기업 본사는 106개로 서울 안에 있는 328개 중 32.3%나 된다. 강남3구 업무지구와 연결된 판교테크노밸리까지 포함하면 125개로 수도권 안에 있는 402개 중 31.1%로 조사됐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 경제가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발전해 이 지역에 기업이 많이 모인 것처럼 정부가 주도해 새로 만든 ICT 업무지구가 강남과 성남에 몰린 탓”이라며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이 정도로 강남권에 기업이 집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모이자 중소기업들도 따라왔다. 2017년 서울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로 6만 8060개나 된다. 전통적인 상업지역인 중구(6만 446개)보다 7614개 많았다. 송파구(4만 4085개)와 서초구(4만 2628개)도 전체 25개구 중 각각 3, 4위였다.
●부동산업 59% 늘어 비강남권의 3배 수준
직장인이 많아지자 이들을 상대로 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금융·부동산·교육·의료업 등 관련 서비스업 사업체도 늘었다. 2002년 대비 2017년 도소매업 사업체 수는 서울 전체로는 0.6%, 비강남권은 3.1% 줄었는데 강남3구만 11.6% 늘었다. 음식·숙박업도 강남3구에서는 26.7% 증가해 서울 전체(6.9%)와 비강남권(3.1%)보다 증가폭이 컸다. 금융업도 강남3구에선 64.4% 급증한 것에 비해 서울 전체(30.6%)와 비강남권(19.8%)은 소폭 늘었다. 부동산업도 강남3구에서 59.3% 증가해 서울 전체(29.6%)와 비강남권(20.6%) 간 격차가 컸다. 교육업과 보건업도 강남3구의 경우 각각 113.3%, 103.9%로 2배 이상 급증한 반면 서울 전체는 각각 61.2%, 8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강남권 증가율은 각각 49.1%, 79.6%로 더 낮았다.
회사와 일자리가 몰린 강남에 당연히 경제력도 집중됐다. 2016년 주민 1인당 총생산을 보면 강남3구는 7054만 4824원으로 서울 전체(3648만 4000원)의 1.9배, 비강남권(2997만 6690원)의 2.4배였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20-0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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