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앞둔 해운동맹 가격경쟁… 운임 미주 3%·유럽 23% 급락
새로 재편되는 세계 해운동맹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불붙으면서 국내 해운사들의 3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하락하고 있다. 7월 마지막주 745.2였던 SCFI는 8월 첫주 64.7이나 떨어져 680.5를 기록했다. 둘째주에는 634.5로 더 하락했다.
국내 해운사와 관련이 깊은 미주·유럽 노선 운임료도 하락세다. 유럽노선은 TEU(20피트 1컨테이너)당 운임료는 1125달러(7월 마지막주)에서 861달러(8월 첫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주 서부해안 FEU(40피트 1컨테이너)당 운임료는 1277달러, 미주 동부해안은 1884달러로 일주일 사이에 각각 3.4%와 3.8%씩 하락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운임료가 오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상황이 반대로 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운임 하락 이유는 내년 4월 출범을 앞둔 세계 해운동맹들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미국 해운 당국의 기항 허가에 따라 5년마다 재편되는 해운동맹은 현재 4곳에서 2M(머스크·MCS·현대상선)와 오션 얼라이이언스(CMA-CGM·중국원양운수·에버그린 등), 디 얼라이언스(하팍로이드·NYK·양밍·한진해운 등) 등 3곳으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안전성이 중요해 한번 계약을 맺으면 관계가 오래 간다. 이 때문에 초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면서 “동맹 출범이 가까워지면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해운사들의 시름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구조조정을 완료한 현대상선은 2분기에 25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진해운도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에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운임 가격이 이대로 가면 3분기도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내 해운사들이 이번 가격 경쟁 상황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오는 9월 20일 이사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을 진행한다. 한진해운도 사채권자 집회를 다음달 2일 개최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6-08-15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