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재발급·해지 속출…정보유출 파장 지속

카드 재발급·해지 속출…정보유출 파장 지속

입력 2014-01-21 00:00
수정 2014-01-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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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 창구 이틀째 북새통…정부, 내일 대책발표

사상 최대의 개인 신용 정보 유출 사태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고객들은 전날에 이어 21일에도 은행·카드사 창구로 몰려가 카드 사용정지·재발급 신청에 나섰고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피해 예방 및 재발방지대책을 논의했다.

금감원 집계 결과 이날 낮 12시 현재 이들 카드사에 재발급이나 해지를 요청한 고객은 총 115만명에 달했다. 해지 요청이 53만2천건, 재발급 요청이 61만6천건이었다.

이날 정보유출 카드사와 계열 은행 창구에는 영하 7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오전 일찍부터 고객들이 몰렸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서는 백화점 개장 시간을 앞두고 화가 난 일부 고객들이 안내요원을 뿌리치고 백화점 안으로 진입하는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이날도 카드사 홈페이지는 때때로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롯데카드와 농협카드 홈페이지에서 정보 유출 여부 확인은 가능했지만 재발급 신청을 클릭하자 동시접속이 많아 접속이 지연된다는 안내만 나와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는 사태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날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재발 방지대책을 논의, 22일 관련기관 합동으로 정식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의 대책에는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관행 전면개선 ▲카드해지 후 개인정보 삭제 ▲불법유출정보의 마케팅 대출모집 활용 차단 ▲정보유출 금융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제도 도입 ▲유출관련 당사자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등의 대책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스위스를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 파악토록 하고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할 것”이라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하라”고 당부했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이 전했다.

정 총리도 회의에서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안이하게 대응한 금융감독 당국 및 금융기관의 철저한 반성을 통해 사태해결과 재발방지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금융당국도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르면 내달 중에 제재심의위원회의를 잇따라 열어 해당 금융사 임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건은 워낙 파문이 크기 때문에 신속히 현장 검사를 마치고 내달 중으로 제재할 방침”이라며 “현직 임직원 뿐 아니라 특히 사고 당시 재직했던 관련자들도 처벌 대상으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날도 고객정보 유출사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이 발가벗겨진 기분이라고 한다”면서 “묻지마식 개인정보의 취합을 막고 무분별한 유통을 확실히 근절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이번 사태는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금융당국의 무능의 결과”라며 “당국은 최근 3년간 두 차례나 떠들썩하게 종합대책을 발표하고도 피해 규모조차 가늠 못하는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권 정보유출 사건이 계속해서 터지는데도 금융당국은 무책임하고 무능했다”며 금융당국 책임자 사퇴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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