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일문일답

입력 2013-05-09 00:00
수정 2013-05-0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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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뒷받침하고 국제공조를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추경이 성장률을 0.3~0.4%포인트,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0.2%포인트 올릴 수 있다며 내년 성장률이 4%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총재의 의견과는 반대로 다른 금통위원들의 주도로 금리가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총재는 보통 소수의견이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지난달과 달리 인하한 이유는.

▲ 첫째로 추가경정예산이란 새 정부 정책의 변화가 있었다.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경제회복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 그런 것에 중앙은행이 같이 동참하고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는 유럽중앙은행(ECB), 호주 등의 금리 변동이다. 금리 인하로 경제심리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 결정했다.

-- 이번 금리인하는 선제적이라 평가하는가.

▲ 현 통화정책도 완화적이지만 더욱 완화적으로 만들만한 이유가 있다. 국제금융시장과 각 나라 정책금리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추경이 됐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변화하거나, 추경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새 정책, (정부와) 협력 분위기 등 여러 면을 고려했다. 통화정책은 효과가 앞으로 6개월, 1년 후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면밀하게 추경, 금리정책 효과를 분석하겠다.

-- 경제 여건이 4월과 무엇이 달라졌나.

▲ 왜 지난달은 아니고 이달이냐는 것인데 선택의 문제다. 정부·국회가 협조해 추경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지금쯤 하는 것이 시장엔 분명한 효과를 줄 거라 판단했다. ECB, 호주 등도 여건 변화다.

지난달도 한 방향에서만 의사결정을 했다기보단 여러 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한편에서는 한은 전망치가 제시하듯 일부 위원은 경기의 반환점을 돌아 성장한다고 봤고 다른 한편에선 국내총생산(GDP)갭(잠재성장과 실제성장의 차이)이 마이너스라고 본 거다. 그래서 어려웠던 것이고, 어떤 방향이든 갈 수 있었단 것이다. 금리 동결 이유 5개 있다면 인하도 5개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 금리 인하를 엔저 대책의 하나로 볼 수 있나.

▲ 엔저 대책을 위해 금리 정책을 취하진 않는다. 자국의 통화정책을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이다. 다른 나라 환율에도 맞추지 않는다.

엔저는 변동폭이 큰 것도 문제지만 너무 급하게 변하고 있다. 시장 안정성을 위협한다. 엔저 현상이란 것이 현재 이미 와있다고 보지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에 대해 매우 유심히 관찰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엔저는 다른 경제변수들과 같이 고려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 현재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2.6%)이 더 낮아질 수 있나. 아니면 이에서 더 올리겠다는 것인가.

▲ 후자다. 한은은 현재 추경 효과가 1년 정도 사이에 성장률을 0.3~0.4%포인트 올린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금리 인하가 올해 0.2%포인트를 더 올린다. 내년 성장률은 3.8% 전망하고 있는데 여기서 0.3%포인트 더 올라가 4%가 넘을 것으로 본다.

--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물가 상승 우려는.

▲ 우리가 걱정하는 만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또 가계부채 총량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 금리 인하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떨어지되 저소득층이 더 많이 줄어들게 된다.

-- ECB, 호주, 인도 등이 금리를 내렸다. 이를 경기악화 신호로 본 건가, 아니면 우리가 가만 있을 경우 자본이 유출될 것을 우려한 건가.

▲ 금리를 내릴 때 어디까지 하한이 될 것이냐는 것이 중요하다. ECB는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고, 호주는 기축통화는 아니지만 가장 근접하다. 기축통화가 없는 나라는 자본유출입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어디까지가 내리면 자본유출입을 불러올지가 방금 말한 하한과 비슷하다. 이는 옆 나라들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 나라 마다도 다르다. 한은이 국제공조라 하는 것은 선진국과 같은 수준 가겠다는 게 아니다. 변화할 땐 같이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 추경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인가, 추경 규모가 부족하다고 본 건가.

▲ 현재 통화기조가 완화적이다. 더 완화적으로 만들 노력을 하고 있다. 금융환경을 완화적으로 만들어서 추경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는 토대 만들어 준 것이다.

-- 오늘 금통위의 결정은 총재 의견과 같았나.

▲ 총재가 소수의견을 내진 않는다.

-- 내년 4% 성장을 예측한다면, 잠재성장률 이상 나오는건가.

▲ 잠재성장률은 3.3~3.8% 수준이다. 내년 4.0% 혹은 4.1%이라 하면 잠재성장률보다 높을 순 있지만, 여전히 GDP갭은 마이너스다. 한해는 잠재성장률이 실질성장률보다 높을 수 있지만 이게 그렇다고 GDP갭이 플러스가 아니다. 마이너스 GDP갭을 빨리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 추가로 내릴 가능성은. 과거에도 한 번 인하에 그친 경우는 드물다.

▲ 금리 결정은 매월 결정한다. 사전적으로 어떻게 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지금은 금융위기 때처럼 5.25%에서 내려가는 게 아니란 것이다.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는 0%가 하한이다. 대내외 여건 고려해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금리가 어디까지인지 심각하게 연구하고 있다.

-- 지난달 ‘하반기 물가 우려’가 이달엔 완화됐다.

▲ 예상보다 물가가 낮게 나오는 점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유가는 셰일가스의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구조 변화도 있을 것이다. 작년 물가는 상반기가 높았고 하반기가 낮았다.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상반기는 낮고 하반기는 높을 것이다.

-- 상저하고의 경기인식을 유지하는 건가.

▲ 관건은 2분기 미국의 시퀘스터다. 좀 낮아질 것 같다. 국제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따르고 있다. IMF 전망에서 거의 모든 경제가 상저하고다. 우리는 수출이 GDP의 반인 만큼 하반기가 나빠질 거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 지난달 총재는 ‘쉬운 선택보다는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달은 얼마나 올바른 결정인가.

▲ 이번에도 올바른 선택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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