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 정부의 피해대책 미흡 ‘합창’

개성공단 기업들, 정부의 피해대책 미흡 ‘합창’

입력 2013-05-03 00:00
수정 2013-05-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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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정상화·완제품 반출·철수 주재원 대책 촉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3일 정부에게 피해기업을 위한 충분한 지원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이날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 임시총회에는 전체 123개 회원사 가운데 80개 입주기업의 대표·법인장·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정부 지원대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정부가 어제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우리에게는 설명도 안 해주고 국민을 위한 립서비스만 제공했다”면서 “국민은 정부가 다 보상해준다고 오해하는데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없고 쪽박 차기 전 배부른 거지꼴”이라고 밝혔다.

정기섭 SNG 사장은 “정부는 현 제도하에서 금융지원 외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데 제도는 상황에 따라 바꾸면 된다”면서 “공단 조성 10년 만에 이런 일이 처음인데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도 “정부에 공단을 재난구역으로 선포하거나 개성공단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여러 경로로 요청했다”며 “그럼에도 관련 법규가 없다는 핑계로 도산을 앞둔 기업의 위기상황을 외면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하루빨리 공단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회원사 대표는 “북한이 공단 사태의 장본인이지만, 우리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고 어쩌면 공범일 수 있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단의 정상화로, 남북 둘 다 우리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병선 동호컨트롤 사장은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이 결합하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경쟁할 수 있고 양측 다 이익인데 왜 이렇게 좋은 것을 놔두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정부가 북한과 진행 중인 남북 실무협의에서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우리가 3월에 생산했던 제품을 가지고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 근로자에 3월 임금을 줘야 하는가”라며 “적어도 3월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의 제품과 대체생산에 필요한 자제와 장비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지금 공단에 남아있는 관리위원장 등 7명이 인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무조건 빨리 내려와서 마지막 소통의 채널을 닫을 것이 아니라 계속 연결선을 유지해서 정상화 및 피해대책 마련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단에서 철수한 주재원들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 27일 귀환한 한 법인장은 “철수한 주재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데다 경기불황으로 재취업도 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회사도 이들에게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데 마냥 안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발족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입주기업 피해실태 및 지원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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