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맷해도 저장된 데이터는 유실…서버 복구엔 4~5일 소요 전망
방송·금융기관 해킹에 따른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영향을 받은 3만2천여대의 컴퓨터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번 해킹으로 피해를 입은 개별 PC는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가 파괴됐기 때문에 다시 사용하려면 포맷(완전히 지우는 것)하고 새로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와 보안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해킹당한 개별 PC의 데이터 복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PC의 부팅 영역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드디스크까지 완전히 손상됐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시스템이 파괴되면 되살리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복구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두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안전문업체인 하우리측도 “이번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부팅영역(MBR)의 손상과 드라이브 파티션 정보 파괴 증상이 나타나며 복구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복구가 안되면 차선책에는 하드디스크를 깨끗이 지우고 다시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데이터가 완전히 유실된다.
다만 방송사나 은행은 비즈니스 특성상 백업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어 개별 PC에 저장한 중요 데이터가 완전히 손실되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다른 보안업체 관계자는 “방송사나 은행은 평소에 보안쪽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백업이 잘돼 있다”며 “개별PC를 복구하지 못해도 개인정보 손실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구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PC와 달리 서버는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역시 복구에는 4-5일 소요될 전망이다.
이런 복구 문제로 인해 방송사들은 뉴스와 라디오 등 생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여전히 차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MBC, YTN 등 피해 방송사 3곳의 전산망은 대부분 복구됐으나 손상된 개별 PC에 대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 업무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은행은 이보다 빨리 전산망을 복구해 전날 대부분 업무가 정상화됐으나 일부 지점에서는 아직까지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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