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침까지 삼킨’ GCF 선정 투표 2시간

‘마른침까지 삼킨’ GCF 선정 투표 2시간

입력 2012-10-20 00:00
수정 2012-10-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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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국 선정 투표는 그야말로 ‘숨 막히는 2시간’이었다.

20일 투표가 예정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는 투표 전부터 신경전이 치열했다.

18일부터 열린 GCF 2차 이사회에서 ‘후보국인 한국에서 유치투표를 하는 것은 한국에 유리하지 않느냐’, ‘독일, 멕시코, 폴란드가 후보국이면서 이사국인데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이야기가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이로 인해 19일로 잠정 결정된 투표일이 20일로 하루 미뤄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투표 결과 공개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있었다. 당초 투표에서 어느 나라가 몇 표를 얻었는지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가 다시 이견이 나온 것이다.

비공개로 결론이 난 뒤 투표는 오전 10시20분께 시작됐다.

송도컨벤시아 2층에 마련된 투표장엔 24명 이사와 우리나라와 같은 비(非)이사국 후보국 관계자가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선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투표장에 있었다.

투표는 유치 신청국 6개국을 놓고 득표율이 가장 낮은 국가를 차례로 탈락시켜 유치국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사들은 전자투표가 아닌 종이에 기표하는 형태로 지지국을 밝혔다.

구체적인 투표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우리나라는 마지막에 독일과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장 참석자는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 소지가 금지됐고 투표가 끝날 때까지 화장실에도 못 갈 정도로 ‘철통 보안’ 속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이 탓에 투표가 한 시간이 넘어서자 투표 결과를 기다리는 우리나라 유치 관계자와 기자들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누군가가 ‘우리나라가 유리한 것 같다’고 한 이야기가 ‘우리나라가 유치국으로 선정됐다’로 와전돼 일부 언론에서 투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유치 확정’ 소식을 속보로 전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GCF 민간유치위원장, 송영길 인천시장,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 등 정부 관계자는 송도컨벤시아 바깥에서 투표결과를 기다렸다.

희소식은 투표 시작 2시간이 지난 낮 12시20분께 전해졌다. ‘우리나라가 유치국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투표장이 있는 2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모인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투표 결과를 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이곳으로 와 투표에 참석한 이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박 장관과 송 시장의 기자회견장에 ‘깜짝’ 방문해 “아까 속보에 (우리나라가) 됐다고 나왔는데 오보여서 가슴이 철렁했다”며 투표 결과를 초조함 속에 기다렸음을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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