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갈등 이유로 협상 중단은 쉽지 않을 듯
한국과 일본 관계가 냉각되면서 ‘관세 없는 무역자유화’ 노력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주목된다.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한일 양자 FTA와 중국이 포함된 한·중·일 FTA 두 가지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양자 FTA는 2003년부터 2년간 6차례 협상하다 깨지고서 2010년 국장급, 올해 과장급 실무협의로 격을 낮춰 여건조성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중·일 FTA는 작년 산관학 공동연구를 종료하고서 협상 개시선언을 위한 실무협의 단계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1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5차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3국 간 FTA 협상을 연내에 개시하기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달 들어 한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했지만 두 FTA에 대한 일본 측 공식 입장은 아무것도 없다.
김영무 통상교섭본부 FTA정책심의관은 “오는 21일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한중일 FTA실무협의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일본에서 아직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16일 말했다.
회의가 임박한 상태라 일본이 한국과의 FTA를 정치갈등과 연계해 불참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일 FTA는 일본측이 재협상을 요청한 사안이다. 농업개방 수위, 비관세 장벽 등을 놓고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협의가 지지부진하지만 양국 간 FTA의 중요성을 잘 인식해서다.
김 심의관은 “중국이라는 변수 때문에 한·중·일 FTA도 일본이 섣불리 깨뜨릴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동북아 경제권의 창설이라는 3국 간 FTA의 대의 측면에서 볼 때 일본이 3국 FTA에서 빠진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은 불편해진 한국과의 관계를 이유로 FTA 협상을 당장 중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일 관계의 냉각 상태가 심화하거나 장기화하면 일본이 한국과의 양자 FTA보다는 한·중·일 3국 FTA에 무게를 둘 가능성은 있다.
통상교섭본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협상 자체가 꼬인 양자 협상보다는 중국이라는 매개체가 있는 한·중·일 FTA가 일본으로서는 편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어느 쪽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한일 FTA든, 한중일 FTA든 아쉬운 건 일본이라는 게 통상교섭본부의 인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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