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부터 인하” 소비자 비난 봇물
금융위원회가 10일 1만원 이하 상품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소상인의 가맹수수료를 낮춰 준다는 취지인데 당장 국회와 시민단체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소비자 편익을 고려치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는 데다 이러한 편법으로는 중소상인이 얻는 이득도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수료 인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금융위는 대신 가맹점이 1만원 이하 카드결제를 거부해도 현금영수증은 발급하도록 해 세금 탈루를 예방할 계획이다. 법안 개정안은 내년 2월 임시국회에 제출된다. 하지만 지난 7월 신용카드 승인실적 6억 9000만건 가운데 1만원 이하 카드결제가 약 2억건(29.2%)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편익이 크게 침해되는 셈이다. 정무위원회 의원들 대부분도 총선을 앞두고 이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어 개정안 통과는 불투명하다.
신용카드 소비자가 결제 거부 가맹점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업소로 가는 역선택을 해 중소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6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2조 7243억원으로 2009년 대비 46.1%(8600억원) 증가한 것을 들며 카드사가 중소상인의 수수료를 할인해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액 결제는 카드사의 이윤이 마지노선이고 지난해 수익을 냈던 카드론 등도 올해는 줄이도록 했기 때문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소액 카드결제 거부와 맞물려 카드·현금 이중가격제를 허용하는 문제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2011-10-11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