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톡] 옌칭 슬라이딩센터行 ‘고난의 길’
스켈레톤 보러 가는 데만 5번 환승
세계 첫 무인 고속열차는 좋지만
숙소 복귀 버스, 배차간격 2시간
중국이 2019년 12월 개통한 세계 최초 무인고속철도의 내부 모습. 베이징에서 옌칭이나 장자커우로 가려면 칭허역에서 이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10일 윤성빈(28)과 정승기(23)가 스켈레톤 경기를 치른 옌칭 슬라이딩센터에 가는 길은 현지 취재진에게 ‘마의 구간’으로 꼽힌다. 숙소에서 출발해 슬라이딩센터까지 가려면 버스와 열차를 총 다섯 차례 갈아타야 하는 탓이다. 그나마도 운이 정말 좋으면 미디어센터부터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도착할 수 있고, 운이 없으면 대기 시간은 기약 없이 늘어난다.
지난 6일 옌칭역 앞에서 외신 기자가 갈 곳을 못 찾고 헤매고 있는 모습.
그러나 열차에서 내리면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알려 주지 않은 현실이 드러난다. 역 앞에서 대기 중인 버스를 타면 곧바로 경기장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열차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중간 환승 정류장으로 가야 하고, 거기서 또 갈아타서 옌칭 경기장 근처에 간 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환승해야 슬라이딩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나올 법한 대자연이 펼쳐진 창밖의 풍경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되묻게 한다.
옌칭에서 밤 경기가 끝나고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오려면 버스를 다시 수차례 갈아타야 한다. 환승 정류장이 황량하게 넓은 주차장인 데다 추위를 피할 곳도 없어 한참을 떨면서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2022-02-1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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