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스러운 목소리와 코믹한 연기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웃음꽃을 선사했던 탤런트 이정섭(56).그가 웬만큼 작품성이있지 않고는 끼기 힘든 ‘2002 서울공연예술제’의 공식 참가작품인 ‘행복한 집’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 잠시 갸웃거렸다.그의 ‘정체’가 궁금해 공연 연습이 한창인 7일대학로의 한 소극장을 찾았다.
배우들의 ‘맏언니’로 연기 지도를 하고 있던 그에게 “바쁘시겠네요.”라고 말을 건네니 “좀 바쁘네요.”라며 의외로 ‘쌀쌀 맞은’ 반응이 돌아왔다.하지만 곧 ‘프로’답게의자를 가져다 인터뷰 자리를 만들어 줬다.
“중3때부터 연극을 했으니까 연기 인생이 40년이 넘었지.목소리가 이렇다 보니 대학 졸업하고 연출쪽으로 나가게 됐는데 64년부터 연출을 한 작품은 부지기수야.지금은 배우,연출,요리 모두 재미있어요.” 대뜸 반말로 말문을 열어 처음엔 당황스러웠다.곧 아버지뻘 되는 연륜을 생각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번 연극에서 맡은 역은 행복한 송씨 부부에게 접근해 행복을 깨뜨리는 ‘여우’역.송씨 부부는 여우의 꾐에 넘어가 행복을 의심하게 되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추구하는 거예요.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리에 충실할 때 느끼는 거죠.김 기자도 기사를 열심히쓸 때 가장 행복하지 않나.”
왜 이 연극을 선택했느냐고 묻자 “연출자가 고교 후배로아주 친한 사이예요.마침 주제도 내 생각과 맞아 떨어지고,불교적 색채가 짙은 것도 맘에 들고….그래서 열심히 하는데 평가는 관객에게 맡겨야죠.” 연출은 영화 ‘투캅스’에서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김일우씨가 맡았다.김씨가 굿과 전통연희를 섞은 민화극 분야의 베테랑 연출가라는 사실도 놀랍다.“지금은 내가 지도를 받지만 고교 연극반 때는 나한테많이 혼났지요.”
처음 ‘행복한 집’의 대본을 받았을 때는 대사가 잘 안 읽혔다고 한다.“대사 하나하나가 만물의 이치를 짚는 심오한데가 있어 어려웠지.지금은 웬만큼 소화해낸 것 같아요.그렇다고 우리 연극이 어려운 연극은 아니에요.노래도 많이 들어가고 주제도 딱 와닿고….”
장성한 아들까지 있는데 계속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비쳐지는 게 싫지는 않을까.“아냐∼ 괜찮아.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수만 있으면 좋은 거죠.영화든 연극이든마당극이든 국극이든 불러만 준다면 어떤 역이라도 열심히할거예요.”
연거푸 질문을 해대자 “얼마나 크게 써주려고.나 연습해야 돼.”라고 웃으며 분장실로 사라졌다.곧 시작된 리허설 무대에 선 그는 가볍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여성스러운 장점을살린 연기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부드럽고 사근사근한모습은 사라지고 영락없이 영악한 여우의 모습이었다.19일까지.학전 블루 소극장.(02)763-8233.
김소연기자 purple@
배우들의 ‘맏언니’로 연기 지도를 하고 있던 그에게 “바쁘시겠네요.”라고 말을 건네니 “좀 바쁘네요.”라며 의외로 ‘쌀쌀 맞은’ 반응이 돌아왔다.하지만 곧 ‘프로’답게의자를 가져다 인터뷰 자리를 만들어 줬다.
“중3때부터 연극을 했으니까 연기 인생이 40년이 넘었지.목소리가 이렇다 보니 대학 졸업하고 연출쪽으로 나가게 됐는데 64년부터 연출을 한 작품은 부지기수야.지금은 배우,연출,요리 모두 재미있어요.” 대뜸 반말로 말문을 열어 처음엔 당황스러웠다.곧 아버지뻘 되는 연륜을 생각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번 연극에서 맡은 역은 행복한 송씨 부부에게 접근해 행복을 깨뜨리는 ‘여우’역.송씨 부부는 여우의 꾐에 넘어가 행복을 의심하게 되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추구하는 거예요.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리에 충실할 때 느끼는 거죠.김 기자도 기사를 열심히쓸 때 가장 행복하지 않나.”
왜 이 연극을 선택했느냐고 묻자 “연출자가 고교 후배로아주 친한 사이예요.마침 주제도 내 생각과 맞아 떨어지고,불교적 색채가 짙은 것도 맘에 들고….그래서 열심히 하는데 평가는 관객에게 맡겨야죠.” 연출은 영화 ‘투캅스’에서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김일우씨가 맡았다.김씨가 굿과 전통연희를 섞은 민화극 분야의 베테랑 연출가라는 사실도 놀랍다.“지금은 내가 지도를 받지만 고교 연극반 때는 나한테많이 혼났지요.”
처음 ‘행복한 집’의 대본을 받았을 때는 대사가 잘 안 읽혔다고 한다.“대사 하나하나가 만물의 이치를 짚는 심오한데가 있어 어려웠지.지금은 웬만큼 소화해낸 것 같아요.그렇다고 우리 연극이 어려운 연극은 아니에요.노래도 많이 들어가고 주제도 딱 와닿고….”
장성한 아들까지 있는데 계속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비쳐지는 게 싫지는 않을까.“아냐∼ 괜찮아.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수만 있으면 좋은 거죠.영화든 연극이든마당극이든 국극이든 불러만 준다면 어떤 역이라도 열심히할거예요.”
연거푸 질문을 해대자 “얼마나 크게 써주려고.나 연습해야 돼.”라고 웃으며 분장실로 사라졌다.곧 시작된 리허설 무대에 선 그는 가볍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여성스러운 장점을살린 연기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부드럽고 사근사근한모습은 사라지고 영락없이 영악한 여우의 모습이었다.19일까지.학전 블루 소극장.(02)763-8233.
김소연기자 purple@
2002-05-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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