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결승서 만나자”

“한-일 결승서 만나자”

입력 2010-06-25 00:00
수정 2010-06-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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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라이 블루’ 일본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대회에서 예상 밖 선전을 펼치며 원정 첫 16강 진출의 1차 목표를 달성했다.

 2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의 로열 바포켕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덴마크와 경기에서 3-1로 완승을 거둔 일본은 2승1패의 훌륭한 성적으로 16강에 안착했다.

 이 대회 전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2승2무6패,그나마도 자국에서 열린 2002년 대회 성적을 빼면 1무5패(3득점,11실점)로 영 재미를 보지 못했던 일본이지만 이번 대회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4골을 넣고 2골만 내주는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했다.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힘 좀 쓴다’던 카메룬과 덴마크를 1-0,3-1로 물리쳤고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경기에서도 0-1로 분패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의 전망은 불투명했다.오카다 다케시 대표팀 감독이 ‘4강이 목표’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심지어 일본 팬들도 ‘미친 소리’라며 비웃기 일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치렀던 평가전마다 힘 한 번 못 써보고 주저앉았기 때문이다.4월 세르비아와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했고 5월 한국에 0-2,잉글랜드에 1-2로 졌다.

 한국에 무릎을 꿇고 나서는 오카다 감독이 “당연히 책임 문제가 거론될 것 같아서 축구협회장에게 진퇴 문제를 물어봤다”고 말해 전장에 나가기도 전에 ‘패장’이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월 들어서도 좀처럼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아 5일 코트디부아르에 0-2로 졌고 11일 짐바브웨를 상대로는 0-0으로 비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부분 전문가는 E조에서 네덜란드가 조 1위를 차지하고 카메룬과 덴마크가 조 2위를 놓고 다툴 것으로 전망했으나 카메룬과 1차전에서 1-0으로 이기며 분위기를 새롭게 한 일본이 16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나이지리아와 16강 진출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됐던 한국이 16강에 오른 것보다 더 큰 이변을 일으킨 셈이다.

 ‘해외파’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가 카메룬전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고 브라질 출신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나고야)를 비롯해 나카자와 유지(요코하마),나가토모 유토(FC도쿄),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 등이 이끄는 수비 라인도 몰라보게 탄탄해졌다.

 세 경기에서 두 골을 내줬지만 내용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네덜란드와 경기 후반 8분에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테르 밀란)에게 내준 중거리슛은 가와시마 에이지(가와사키) 골키퍼의 손에 맞고 들어갔을 만큼 아쉬움이 남았고 덴마크전 실점 역시 페널티킥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개막 전에 비난의 표적이 됐던 오카다 감독은 어느덧 ‘명장’으로 추앙받고 있을 정도가 됐다.

 일본의 16강 상대는 F조 1위 파라과이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파라과이(31위)가 일본(45위)을 앞서지만 일본으로서는 해 볼만하다.

 A매치 상대 전적에서 1승3무2패로 일본이 뒤지고 있으나 2000년 이후 세 차례 대결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1승2무로 앞선다.특히 세 경기를 하는 동안 파라과이에 한 골도 내주지 않아 자신감이 더한다.

 성미 급한 일부 팬들은 벌써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만나자’며 의욕을 내보이고 있을 만큼 한국과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아시안 파워’가 만만치 않다.

 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에서 아시아 2개 나라가 16강에 오른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많은 팬의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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